클라우드 개인화웹 경쟁 총성 울렸다

최근 NHN의 포털 네이버가 N드라이브 TV 광고를 시작했다. N드라이브는 5기가바이트(GB)의 무료 웹 저장공간이다. TV 광고에 나온 대로 문서, 음악, 사진, 동영상을 강의실, 작업실, 지하철 등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저장해두고 스마트폰과, 노트북,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를 통해 꺼내 쓸 수 있다. N드라이브는 단순히 저장하고 꺼내쓰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모바일 시대에 사용자들이 필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주소록, 이메일, 소셜미디어, 캘린더, 포토앨범 등과 연계된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의 개인화웹 서비스로 정리된다.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관련 서비스들을 하나하나 준비해온 데에는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모바일 시대에서도 검색광고 등의 전통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N드라이브를 오픈한 뒤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해왔다. ’가랑비에 옷 젖듯’ 가입자 수를 늘려왔다. 현재 가입자 수는 220만명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가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를 의식한 행보로 분석됐다. 클라우드 기반의 개인화웹 서비스에서는 포털과 통신사, 제조사가 무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는 이 같은 시장의 성장세에 대해 2013년에는 1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성큼 시장이 다가온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하나의 서비스를 선택하면 스마트폰 등을 바꾸더라도 지속적으로 개인화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각 업계에서는 무료로 개인화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이지만, 이후 일부 유료화도 가능할 수 있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유료화가 아니더라도 서비스에 광고 모델 등을 장착할 수도 있다.

KT는 내달께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한 ’유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N드라이브와 유사한 저장공간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유클라우드에 저장하면, PC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통해 이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클라우드추진본부를 구성한 KT가 앞으로 유클라우드를 단순한 저장공간으로 둘 리가 만무하다. 주소록 등의 부가서비스를 연결할 것임은 당연지사다.

KT 고객에 대해서는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 이에 익숙해진 기존 고객이 휴대전화를 바꾸더라도 계속 KT를 통신사로 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자사 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의 데이터 사용량을 극대화하는 이점도 있다.

SK텔레콤의 전략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서비스를 퍼스널 클라우드 컴퓨팅(PCC)이라는 이름 아래 ETRI, KAIST 등과 함께 4년간 연구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빠르면 하반기에는 구축된 일부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연구는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유수의 IT 업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 같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음악, 게임, 동영상, e북 등의 콘텐츠를 아이튠스를 통해 맥북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자사 디지털기기에서 자유롭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이폰4의 경우도 iOS 4.0을 쓰는 아이패드와 아이북스가 동기화된다. 아이폰4를 통해 읽은 e북에 밑줄을 쳤다면 아이패드에서도 동일한 e북 환경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 미’라는 동기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도 구축하기 시작해 클라우드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구글 역시 구글 닥스와 지메일, 캘린더, 구글토크, 웨이브 등의 서비스를 다양한 디지털기기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고 있다. 구글 역시 강력한 데이터센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동윤 메타트렌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용자들이 동일한 경험을 여러 단말기에서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지털기기 사용자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돼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해본 사용자들은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