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국제 저작권 단체로부터 지적을 당하거나 심지어 소송 구설수에 올랐다. 글로벌 일류기업을 지양해온 이들마저 이 지경이면 다른 기업들의 오픈소스 저작권 인식 수준도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기업들이 이처럼 오픈소스 저작권 분쟁에 노출된 것은 ‘오픈소스는 무조건 공짜’라는 그릇된 인식이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오픈소스 본연의 선순환 정신을 모르고 당장의 이익에만 연연한 결과다. 오픈소스는 공짜로 이용할 수 있되, 이를 이용해 재창조된 결과물을 다시 공개하는 환원의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런 환원이 없으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개발되는 상업용 SW와 처음부터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로 발전된 소스를 공개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모델이다.
이제라도 이같은 원칙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장 국제 저작권단체들이 한국을 요주의국으로 보고 감시활동을 강화한다. 국제 소송에서 패소하면 해외에서는 개발비의 10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기도 한다. 공짜에만 연연하다 소탐대실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경제적 손실보다 저작권 분쟁은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하면 ‘짝퉁’이 떠오르고 국가 이미지도 디스카운트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쌓아올린 브랜드 파워가 저작권 분쟁으로 하루 아침에 추락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