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닝 10년, 다가올 10년 대비하자]<3> 현실적 수출 지원책 절실

 이러닝 수출을 추진하는 솔루션 업계에서는 ‘이러닝 세계화=이러닝 3개화’라는 냉소적 표현을 쓴다. 정부가 개도국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세계화 사업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전자·LG전자·삼보 3개 PC업체라는 점을 빗댄 말이다.

 정작 수출을 꾸준히 추진해온 솔루션·콘텐츠 기업들은 소외되고 PC·전자칠판 등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제품들이 정부의 이러닝 세계화 품목의 95%를 차지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를 주축으로 한 정부가 이미 5년여 전부터 본격적인 이러닝 세계화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피부에 와 닿는 직접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과부는 이러닝을 국가 브랜드로 지정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동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과 연계한 개도국 지원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해왔다. 특정 기업의 상품을 정부가 홍보해주기보다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이러닝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지식경제부는 실질적인 수출 지원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예산·사업 규모는 미미하다. 국내 콘텐츠의 외국어 버전 제작 비용 수천만원을 지원하거나 해외 전시회 동행 정도가 전부다. 그나마 최근에는 콘텐츠나 서비스 기업 대신 전자칠판 등 하드웨어 기업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수출을 타진해온 기업들은 기업대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 이러닝 서비스 및 콘텐츠 기업들은 현지 문화에 적합한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솔루션 기업들은 국산 제품 수출을 추진해왔지만 해외 시장에서 오픈소스 학습관리시스템인 무들(moodle)이나 미국 유료 LMS 업체인 ‘블랙보드’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기업들은 나름대로 차별화한 제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정부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실질적 사전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울소프트(대표 양주명)는 이러닝 강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PC용 저작도구인 ‘렉처메이커’로 틈새 시장을 공략, 최근 3년간 5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LMS로 승부를 걸었던 포씨소프트(대표 배정훈)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바일(m)러닝 솔루션으로 수출을 타진 중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정부가 생색내기용 정책을 펼치기보다 기업들이 충분한 수출 경쟁력을 쌓기 전까지 뒷받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요구다. 현재 정부가 수출 가능한 이러닝 상품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닝 수출을 추진해온 한 기업의 대표는 “정부가 개도국에 진출해 이러닝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수출로 연결된다기보다 형식적 수준에 그친다”며 “정부가 국내에서 장기적으로 수출 가능한 상품을 우선 발굴, 이를 해외에 알리는 작업 등을 추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