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케이블TV 방송사들이 지역에 밀착한 디지털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확대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395일 앞으로 다가온 지상파 디지털 전환에 맞춰 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 보완재 구실을 해 고가의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일본보다 1년여 늦게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을 하는 우리나라 방송사에 좋은 사례를 제시한다.
케이블·위성방송·IPTV를 포함한 일본의 유료 다채널 서비스 가입자는 1127만가구로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그 중 케이블 가입자는 713만이다. 유료 한 채널 이용료만 월 1500엔(약 1만5000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 아직 많지 않다.
그렇지만 케이블TV사업자들은 지상파 방송과 차별화한 서비스로 매년 6∼7%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채널을 고선명(HD)으로 제공한다. 3D VoD 서비스도 제공한다. 셋톱박스부터 대용량 블루레이디스크까지 지원한다. 일본 최대 사업자 제이콤은 디지털 가입률이 무려 95%다.
케이블TV는 또 지상파 디지털 전환의 보완재 역할을 통해, 지역 밀착 서비스 사업자로서 자리매김했다. 높은 빌딩에 막혀 수신이 안 되면 정부가 초기 비용을 지원하며 케이블TV의 지상파 재송신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이 덕분에 케이블의 지상파 재송신 서비스 가입자는 무려 2470만으로 늘었다. 전체 가구의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시설 추가 투자가 필요해졌지만 향후 이들 가입자가 다채널 서비스에 가입할 잠재고객이라는 점에서 적극 유치한다.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지역 재난서비스·지역의료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지역별 재난 방송이 중요한 일본은 이 방송을 케이블TV 방송사업자가 한다. 지상파 방송사는 지역의 세부적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당지역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정부는 케이블TV와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TV 전화를 통한 의료상담서비스도 진행한다.
일본 케이블TV 업체들은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전략도 마련 중이다. 24일 일본 도쿄 선샤인시티에서 개막한 ‘케이블TV 쇼 2010’에는 각 사업자가 조만간 선보일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셋톱박스에 와이파이AP를 탑재해 TV가 없는 다른 방에서 휴대폰이나 멀티미디어 단말기로 TV방송을 보는 서비스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KDDI는 개발 중인 생활정보 개인단말기를 공개했다. 주변 음식점이나 그날의 날씨와 같은 생활정보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TV와 연결해 VoD를 감상하는 단말기다. 모리즈미 제이콤 사장은 “KDDI의 지분 투자로 휴대폰을 연계한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영업전략은 고객과 더욱 밀착하는 아날로그 방식”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