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격언이 미국의 컴퓨터 업체 애플에 딱 어울리는 상황이 됐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 힘입어 최고로 잘 나가는 기업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동종업계의 질시와 당국의 엄중한 감시를 받는 어려운 처지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애플이 업계의 ’슈퍼파워’로 등장하면서 이전까지 애플을 무시하던 거대 기업들이 견제를 하는가 하면 정부 당국에서도 한층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며 애플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4세대 아이폰을 내놓자 애플의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이 상품을 구입하려고 기다렸다.
이에 앞서 내놓은 아이패드 역시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애플을 IT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기업으로서의 성공이 반드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동종업계의 거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나 델 같은 기업들은 예전에 애플을 우습게 보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 회사들이 애플을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인다.
구글이나 어도비 같은 회사는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상품에 자기네 회사 기술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부당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애플을 비난하고 있다.
또 일부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의 경우 자사 기술이 애플사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혹시라도 자사와의 거래를 중단할까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애플이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음을 입증하는 가장 큰 증거는 정부 당국이 애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애플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사의 팀 바자린 대표는 “이런 분위기는 애플이 처음 겪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일련의 변화는 10년 전 애플로 복귀한 스티븐 잡스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애플이 업계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을 때 애플의 경영을 맡아 지금의 애플로 발전시켰다.
하지만 애플이 이처럼 성장하자 동종업계에서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한층 어려운 상황이 도래했다.
주변에서는 불만을 터뜨릴지 몰라도 애플은 늘 자기만의 방식으로 혁신을 주도해왔다.
업계에 기준으로 돼 있는 고정관념을 깨고 스스로의 창의적인 생각을 실현해온 것이다.
한때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개척자 신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컴퓨팅’이라는 최고로 빠른 성장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실리콘 밸리 기술 발전을 예측해온 폴 사포씨는 “`애플이 정신이 나갔나 봐. 큰 실수를 하고 있어’ 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애플이 경쟁사들을 다 죽이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