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12년 이후 통신 계열사를 한데 묶어 소그룹으로 만들기로 하고 유선 및 미디어 분야 계열사의 사업 조정에 나섰다. 서둘러 통합해 SK텔레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기보다는 계열사의 경영과 사업구조를 합리화해 합병 이후 강한 통합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4일 SK그룹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중장기 계열사 통합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3분기 네트워크 운영 부문 자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사업부 조정에 착수한다. 단기적으로는 KT와 LG텔레콤이 가속화하고 있는 유무선 통합 시너지를 방어하고 장기적으로는 계열사를 통합해 소그룹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연말부터 사내 `통합TFT`를 운영하고 계열사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해왔다.
SK텔레콤은 우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기지국 관리를 전담하는 네트워크 운영 부문 자회사를 오는 3분기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사에는 SK텔레콤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협력업체를 흡수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직원 30~40명도 네트워크 자회사에 투입하기로 하고 사내에서 희망 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서비스와 네트워크를 분리해 기지국이나 장비, 교환기 관리는 아웃소싱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통신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의 통합은 2012년 이후에 구체화하기로 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후 통합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생존과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3단계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인원을 구조조정하고 사업 방향을 일반 소비자 중심(초고속인터넷ㆍIPTV 등)에서 기업 간 거래(B2B)로 전환했다. B2B 사업 매출을 현재 25%에서 40%로 끌어올려 회사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한때 IPTV 사업 매각도 추진했다. 그러나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해소할 방법이 없고 수익 창출 방법도 마땅하지 않아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성DMB 자회사인 TU미디어는 00700 국제전화 사업을 하는 SK텔링크와 합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SK텔링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409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회사다. 반면 TU미디어는 6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회생을 위해서는 우량 회사와의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