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한 m러닝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 SK와 KT는 올해부터 대학가에서 모바일 캠퍼스 구축을 위한 진검승부 중이다. 뿐만 아니라 EBS, 메가스터디, 강남인강 등 청소년에게 소구하는 교육업체와 손잡기에 한창이다. 소규모 벤처업체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중소업체도 m러닝은 새로운 기회다. 학원강사가 모여 창업한 이케이잉글리쉬는 애플리케이션 ‘퍼펙워드’로 8달러99센트의 높은 가격에도 출시 한달 만에 1만개 넘게 판매했다.
스마트폰 주 사용자층의 연령이 20∼30대라는 점은 이러닝 업체가 m러닝으로 진출할 좋은 이유다. 학업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자기계발 수요가 가장 높은 계층이기 때문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습으로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층에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m러닝 시장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렇듯 열리고 있는 m러닝 시장에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이들이 있다. 이러닝업계 ‘터줏대감’을 자처하던 B2B 서비스업체다. 일찌감치 이러닝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굳혔던 업체들이 m러닝 시장에선 유독 조용하다.
이들 업체가 m러닝 시장으로 쉬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보험 환급시장에 아직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딩업체들은 아직 50%가 넘는 높은 고용보험환급 의존율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형식과 분량을 일정한 틀에 맞춰야 고용보험 환급을 받을 수 있는 현실에서 m러닝용 콘텐츠 제작은 남의 일이다.
한 직무교육 업체 사장은 “소위 리딩업체를 자처하던 업체들이 노동부의 고용보험 환급 시장이 까다로워지자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기는 커녕 덤핑으로 출혈경쟁만 일으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이들 업체가 보유한 콘텐츠의 많은 양이 플래시 기반이기 때문이다. m러닝 시장을 처음 연 아이폰은 플래시가 지원되지 않는다. m러닝 시장에 또 다른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영세한 업체로선 ‘원소스 멀티유스’를 하지 못하고 새로운 포맷으로 다시 제작하는 작업은 작지 않은 부담이다.
또 스마트폰용 프로그램 개발자의 높은 몸값도 걸림돌이다. 업계에선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연봉은 평균 1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대기업이 죄다 ‘싹쓸이’ 해가기 때문에 중소 이러닝업체는 넘볼 수 없는 ‘귀한 몸’이다.
업계에선 “이유야 어찌됐건 m러닝의 대세에 못 따라가다가는 결국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이러닝 솔루션 업체 사장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동안 PMP, PDA, 피처폰 등 초기 m러닝 디바이스가 가지고 있던 한계가 모조리 사라졌다”며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업체 생사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