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또 다시 확인됐다.
미 포춘지는 미국 금융회사 오펜하이머의 시장 분석가인 야르 라이너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4일 미국에서 첫 발매된 “아이폰4의 첫날 판매량(예약 물량 포함)이 전세계적으로 150만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금융회사인 파이퍼제프리의 진 몬스터 분석가는 샌프란시스코,뉴욕,미니애폴리스 등 미국내 3개 도시의 아이폰4 구매자를 대상으로 구매 성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아이폰4 구매자의 77%가 아이폰 구형 모델에서 업그레이드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의 56%,2008년의 38%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다. `아이폰4`를 둘러싼 안테나 수신 논란, 애플의 고압적인 태도와 비밀주의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적이었던 셈이다.
이번 조사 결과 `아이폰4` 구매자의 54%는 299달러 짜리 32GB 모델을 구입했는데,이는 작년 32GB 아이폰3GS의 구매 비율 43%보다 10%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또 `아이폰4` 구매자의 28%는 이미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패드`가 판매된지 얼마 안됐는데도 28%나 `아이패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아이패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 가운데 39%는 내년까지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아이폰4 구입자의 65%는 이미 애플의 컴퓨터인 `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당시의 `맥` 보유비율 75% 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아이폰 독점 공급 통신사업자인 AT&T의 충성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이폰4 구매자의 16%만이 다른 통신사업자로부터 AT&T로 사업자를 바꾸었을 뿐이다. 작년에는 다른 통신 사업자로부터 AT&T로 바꾼 구매자의 비율이 28%에 달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를 더 늘리려면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 통신사업자를 추가로 아이폰 공급 사업자로 지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이폰4’의 첫날 성공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아이폰의 성공 배경에는 아이폰 `팬보이(fanboy)`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팬보이’의 사전적인 의미는 게임,SF영화,첨단 IT기기 등에 열광하는 소비자 집단을 말한다. 아이폰의 성공에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때마다 애플 스토어에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는 ‘팬보이(또는 얼리 어댑터)’들의 `열광`이 있었다.
이들 아이폰 팬보이들은 아이폰의 새로운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보고 입소문을 내는 주역들이다. 이른바 ‘시티즌 마케터’의 역할을 이들 팬보이들이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폰 `팬보이`들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새로운 애플 제품이 나올때마다 제품을 분해해보고 분해기를 자신의 블로그나 동영상 사이트 등에 올린다. 심지어 아이패드 출시 당시에는 아이패드를 롤러 블레이드에 장착해 즐기는 모습을 동영상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애플의 IT기기를 자사 제품의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아이폰을 믹서기에 넣고 분쇄하는 `블렌텍(http://www.blendtec.com)`이란 회사는 이번에도 `아이폰4`를 믹서기에 넣어 분쇄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유튜브 동영상 참고). 이들 역시 애플의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를 이룬다. 애플이 세계 최고 IT기업으로 성공한 신화의 이면에는 너무 많은 성공 코드들이 숨어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