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저작권 진영 몰락하나…‘더 파이어럿 베이’ 해체

 유럽에서 반저작권 운동을 펼쳤던 대표적인 단체가 해체를 선언했다.

 각국이 저작권 침해 단속을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앞으로 반저작권 진영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BBC는 29일 인기 파일공유사이트 ‘더 파이어럿 베이’를 운영했던 스웨덴 반저작권그룹 ‘저작권침해단체 파이어럿바이런(Piratbyran)’이 해체됐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침해단체는 지난 2003년 결성돼 지식과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저작권 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파이어럿 베이에서 서버에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비트토런트’라고 불리는 기술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다른 이용자들에 쉽게 접속해 영화와 음악, 소프트웨어들을 공유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P2P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비스 개시 1년만인 2004년에 사이트에 100만명 이상이 모였고 6만개의 파일이 공유됐다.

 하지만 지난해 파이어럿 베이 관련자 4명이 불법 파일공유 혐의로 스웨덴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무거운 벌금과 함께 1년형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저작권침해단체의 공동 창립자가 사망하면서 해체 결정이 내려졌다.

 저작권침해단체의 창립자 중 한명인 마신 드 카민스키는 “더 이상 우리 조직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우리가 파일공유 네트워크의 이용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파일공유는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고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파이어럿 베이는 지난해 8월 24일 서비스를 중단했고 다른 주요 파일공유 사이트들도 최근 몇 달 새 사라졌다. 법원은 네덜란드 파일공유사이트 ‘미니노바’가 서버에 있는 모든 파일을 지우지 않으면 벌금형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영국 등에서도 ‘3진 아웃법’이 추진되고 저작권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의 조치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반저작권운동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다 이용자들 사이에도 무형의 자료를 이용할 때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반저작권 운동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