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비용 저효율 네트워크 구조가 미래 신규 융합 시장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이 비싼 구조에서는 스마트그리드나 U시티, 자동차 등 비(非) IT산업 영역의 IT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린 미래네트워크2020(FN2020)포럼 콘퍼런스에서 기조발표에 나선 최준균 카이스트(KAIST) 교수는 “모든 산업이 네트워크로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미래네트워크 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기존 통신사업자 중심의 망 구축 및 운영관리 개념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인프라 비용이 비싼 환경에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고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망 구축시 일정 지역에 네트워크 제어를 위한 접속시 기존 네트워크 운영 비용을 고려할 경우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bps당 브로드밴드 가격은 최저 비용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의 5배에 달한다. 다시 말해 일본의 ICT 인프라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인프라 가격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과도한 운용 비용 뿐만 아니라 지하에 네트워크망 구축시 공동 관로가 아닌 사업자별 망 구축 등이 주요 요인”이라며 “다양한 산업군과의 융합을 통해 2020년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네트워크 사회를 구축하려면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녹색성장 산업이나 건설·교통·미디어·금융·에너지·교육·관광 등 신규 산업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레드오션 시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블루오션 분야는 초기 시장 형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언제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규모가 큰 레드오션 시장을 지켜나가는 것도 결국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날 행사에서는 현재의 ICT산업 현실을 점검해 보고 2020년 미래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다양한 작업과 비전이 광범위하게 논의됐다. 미래인터넷 및 미래네트워크를 위한 R&D 추진전략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인터넷(네트워크) 추진전략, 정책 제도 변화 방향 등이 발표됐다.
FN2020포럼 공동의장인 김흥남 ETRI 원장, 김성태 NIA 원장, 김희정 KISA 원장이 참석해 포럼의 상반기 활동을 평가하고 하반기 계획을 공유하는 FN2020포럼 총회도 개최됐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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