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감시 조사대상 품목’에 ‘아이폰’을 추가하면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29일 국내외 가격차를 공개하고 부당한 가격인상이 있으면 시중가 인하를 유도할 ‘30대 품목’에 아이폰을 추가했다. 국내 수입 판매사인 KT로부터 부당행위가 드러나면 관련 기관을 통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지난달 방통위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본격 약화되면 아이폰의 판매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이드라인 자체가 물가 상승의 단초로 지적받을 수 있다는 게 방통위의 우려다.
공정위는 이미 ‘통신업체간 담합 우려’를 이유로 방통위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양 위원회간 대립각이 최근들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국회 법사위 통과가 보류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역시 공정위의 반대가 주요 원인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국회 문방위 관계자는 “기간통신사의 지위 남용 등 일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방통위와 문방위가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 수정안을 법사위로 넘겼던 것”이라며 “이를 두고 공정위가 또다시 기존 공정거래법과의 상충을 운운하는 것은 해묵은 헤게모니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양 위원회는 통신요금 인하책, 망중립성 정책 등에 있어 파열음을 내고 있어 관련 업체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온 방통위와 공정위는 지난 2008년 12월 상호 원활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정책공조 라인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