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표준화기구 임원 산학 균형 급하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임원이 6월 말 기준 96명으로 2001년 13명에 비해 7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단체서 그만큼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한국인 임원은 의장 2명, 간사 6명, 컨비너(작업반 의장) 5명 등 13명서 매년 꾸준히 늘어나 올 6월말 현재 의장 19명, 간사 18명, 컨비너 58명 등 총 96명으로 7배 이상 증가됐다. 주목되는 것은 단순한 수치 증가 이상의 의미로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IT, 디지털전자, 조선 및 물류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직접 개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컨비너 수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또한 컨비너의 증가는 향후 이들 분야에서 국제의장과 간사를 배출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한국인 임원의 증가는 활발한 국제표준 제안 활동으로도 입증된다. 2009년 기술표준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 327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해 전년도에 비해 54%나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기술표준원장이 ISO 최고 주요정책 의결기구 이사로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국제표준화기구 기술위원회 간사 수에서 독일은 164명으로 세계 1위, 미국이 153명으로 2위, 일본은 74명으로 5위, 중국이 29명으로 7위에 올라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18명으로 13위에 그친다. 임원의 분포도 선진국들이 산업계와 학계가 균형을 이루는 데 반해 우리는 학계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며 산업계 출신은 약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국제표준이 제품화로 이어져야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1일) 열리는 국제기구 의장 간사협의회에서 더욱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