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작지만 모범적인 산학협력 현장을 찾아서

[ET단상]작지만 모범적인 산학협력 현장을 찾아서

 적공지탑불타(積功之塔不墮). 추락하는 IT강국 코리아. 공든 탑의 설계를 재조명해보자.

 우리나라 DB산업 규모는 금년도에 거의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며 향후 2, 3년 내에 2만명의 DB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학은 이론 중심의 초급인력 양산에 그치고 있어, DB전문인력 수급 불균형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즉 DB산업계는 인력난을, 대학은 구직난을 매년 홍역처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어긋남을 시정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DB진흥원은 각 대학에서 실무중심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DB산업협의회 회원사로부터 실습용 소프트웨어(SW)를 제공받아 대학에 기증하고, 교재와 강사를 지원하는 대학지원프로그램을 추진해 오고 있다. 또 학생들이 DB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향후 DB기업이 진행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시킴으로써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어 사회에 나서는, 선순환 흐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3일 중앙대학교와 체결한 ‘DB인력 양성을 위한 상호 협력협정(MOU)’은 컴퓨터공학과와 경영학부, 정보시스템학과와 상경학부 등 4개 단과대가 동시에 참여, 협력사업에 대한 대학의 높은 관심과 열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대학교 상경학부 교수이자 DB학회 회장인 김진수 교수는 “현장 중심의 실습환경 조성으로 취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대학과 한국DB진흥원이 힘을 모아 전문화된 DB인력 양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에서 DB전문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DB산업이 든든한 인력과 후원으로 기반이 튼튼한 탑이 완성될 것이란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DB품질관리 수준은 평균 오류율이 5.3% 수준으로 결코 낮지 않으며, DB 품질 성숙수준도 총 5레벨의 최적화 단계 중 1.0레벨로 도입기에 접어든 것으로 최근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데이터품질에 대한 인식과 활용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의미하여 DB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화 방안도 공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하고 실무적인 DB SW를 다뤄본 학생에게 보다 유망하고 안정적인 취업 기회가 보장될 것이다. 이수용 지티원 사장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방학기간에 인턴사원으로 채용한다고 하니 명실상부한 일자리 창출과 산업 성장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DB산학협력 사업으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산학협력 사업은 거창한 행사 중심으로 시작하여 결국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DB진흥원과 대학, SW업체 등 3자 간의 산학협력 사업은 비록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그 무엇보다 알찬 결과를 자부하고 있다. 이런 산학협력 사업은 서로 간의 상생을 기반으로 할 뿐 아니라 당사자 간의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에서는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학에 맞춤형 교육을 제안하고 대학은 기업 수요에 맞는 실무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진정한 산학 상생협력이며, 이것이 추락하는 IT강국 코리아를 다시금 글로벌 IT리더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지 않을까.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eungsoohan@kd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