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랄라!’ 라는 이 작품은 얼핏 보면 코알라가 등장하는 동물 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춘 것에 불과하다. 코알라가 등장하긴 하지만 코알랄라!의 주제는 먹을거리다. 매회 먹을거리를 주제로 작가의 분신인 코알라가 추억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공감을 끌어낸다.
늦은 밤 시간, 출출하니 야식이 생각나는 시간에 블로그에 먹을거리 관련 글을 올려 방문자들은 울리는 속칭 ‘야식 테러’에 걸 맞는 작품으로도 알려져 네티즌들은 코알랄라!를 ‘다이어트 최대의 적’, ‘밤에 절대 봐선 안되는 작품’으로 표현한다. 코알랄라!의 작가 얌이(Yami)를 만나봤다.
“좀 죄송하기도 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들의 눈물 섞인 항의에 대한 얌이의 첫 반응은 독자들에게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리 사악한 작품을 그릴 생각을 한 것일까?
“담당 PD가 제의하신 게 전부에요. 원래 ‘블랙마리아’ 원고 뒤에 후기처럼 짤막하게 그린 만화였죠.”
얌이씨의 데뷔작은 연재 중인 코알랄라!의 바로 전 작품인 블랙마리아다. 현재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준비 중인 이 작품은 늘 연재 말미에 작가의 한마디처럼 그려진 코알라 그림이 자리를 잡고 있다. 코알랄라!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한다.
“이 코알라 그림에 독자 분들이 친근감을 느끼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 반응을 보며 저도 독자 분들과 원고와는 다른 의미의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아마 PD도 이런 걸 눈여겨보시고 연재물로 권한 것 같아요.”
코알랄라!라는 제목은 앞서 이야기했듯 한 눈에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게 만들기는 힘든 단어다. 하지만 어감에 있어선 참 재밌는 단어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코알랄라!는 작품 내에서 코알라가 맛있는 걸 먹었을 때 그 기쁨을 표현하는 감탄사로 쓰이고 있는 단어다. 이를테면 ‘따봉’과 같은 것으로 이렇게 말을 만든 이유는 본인의 모습에서도 일부 차용을 한 듯 했다.
“예전에 아는 분과 카페를 갔는데 제가 먹는걸 보시더니 너무 행복한 모습으로 먹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맛있는 음식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그게 표정에 드러났나 봐요.”
마지막으로 작품의 주인공이자 작가의 캐릭터인 코알라는 어떻게 생각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연재 전부터 블로그 활동을 많이 했는데요. 계속 하다보니 저를 나타내 줄 고정된 캐릭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만든 게 코알라입니다.”
얌이씨는 연재 이전부터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이 블로그에 일상에서 일어난 일을 가끔씩 만화로 그렸다 한다. 하지만 이를 계속 그리다 보니 본인의 캐릭터가 필요해서 떠올린 것이 바로 코알라라고. 하지만 코알라로 정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했다.
“코알라가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는 것도 부럽고, 남들이 잘 안 쓰는 동물 같아서 정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많이 쓰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개미핥기나 아르마딜로 같은 걸로 할 걸 그랬나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문득 수위가 높으면 성인이 보는 콘텐츠임에도 잘려 나가는 우리네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동시에 코알라를 주인공으로 하는 여러 종류의 즐거운 만화가 함께 떠올라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작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양세종 만화칼럼니스트 ysjsizz@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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