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으로 통신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겠습니다.”
지난 1월 1일 통합LG텔레콤일 출범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밝힌 취임 일성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1일, 이 부회장이 내놓은 LG유플러스의 비전 역시 ‘탈통신’에 근간을 두고 있다.
기존의 통신이라는 틀을 깬 ‘탈통신’의 변화를 주도하고, 혁신적인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통신 장르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는 등 위기에 처해 있으나, 오히려 이런 상황이 통합LG텔레콤에게는 ‘태풍의 눈’처럼 통신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미 지난 반년간 이 부회장은 이랜드 그룹과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대한 제휴를 체결했다. 또 이동통신기반의 DTG(DTG·Digital Tacho Graph)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상용차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할 채비를 해왔다.
탈통신 못잖게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조직간 화합과 소통의 경영이다.
이질적 문화를 가진 3사가 하나로 통합돼 만들어진 LG유플러스야말로 ‘인화의 LG’를 구현할 수 있는, 또 구현해야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 3월부터 통합법인의 조직내 원활한 소통은 물론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혁신 창출을 위해 100여명으로 구성된 ‘블루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초에는 취임이후 처음으로 대전과 광주, 부산 지역의 고객센터, 영업 및 네트워크 현장을 방문하면서 이례적으로 직원 가정을 방문하는 등 소통경영에 적극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임직원이 스스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자유인의 둥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이 화목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임직원 자녀 590명에게 축하 편지와 함께 입학선물을 보내고 자녀를 출산할 경우 편지와 미역을 보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특히 네티즌과 친근한 소통을 하기 위해 사외 개인 블로그를 지난 4월 말 오픈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스와이-낭트 이상철(www.leesangchul.com)’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개설하고 ‘leephd’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물이 흐르는 시냇물의 주소’를 일컫는 ‘스와이-낭트(swy-nant)’는 이 부회장이 바라는 자유인의 표상을 의미한다.
블로그를 오픈하자 통합LG텔레콤 직원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일상보다는 소소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거리 기대합니다”, “몰입에 관한 글 감명깊네요”, “CEO가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평소에 CEO의 생각을 사원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사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도 많이 갖겠다고 한 이상철 부회장은지난 3월부터 사내 인트라넷에 ‘CEO NOW’라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CEO NOW’는 이 부회장의 동정과 칼럼을 비롯해 직원들의 CEO에 대한 코멘트인 ‘행복한 글 한마디’, 직원들의 다양한 고민을 이 부회장이 직접 상담해주는 ‘CEO 멘토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스3> LG유플러스, 스마트폰 단말 전략은?
아이폰과 갤럭시S로 대표되는 KT나 SK텔레콤과는 달리, LG유플러스의 단말 라인업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1일 오전 서울 남대문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서 열린 기자간담회와 비전선포식에서도 이 부회장은 “이달중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를 LG유플러스형으로 특화한 ‘갤럭시L’을 출시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출시한 오즈 옴니아와 옵티머스Q에 이어, 연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서 생산된 7~8종의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가 4.0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과 달리 갤럭시L은 그립감을 개선하기 위해 3.7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또 “스마트폰 기능 활용이 가능한 맥스폰까지 합칠 경우,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며 “추후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타사 대비 경쟁력 면에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회장은 “과거 통신사간 네트워크·마케팅 경쟁이 지금은 디바이스 싸움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라며 “이보다는 궁극적으로 컨버전스·솔루션의 경쟁이 돼야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