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학교수로 인생 2막을 연다. 연세대는 ‘총장급’의 파격 대우를 제시해 이 전 부회장을 영입했다. 이 전 부회장은 연세대 교수로서 ‘IT 융합의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5일 이 전 부회장을 올 2학기 공과대학 교수로 특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석좌 교수가 아닌 정교수 자격이다.
이 전 부회장은 9월 연대 신촌캠퍼스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내년에는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 캠퍼스에 신설되는 글로벌융합학부의 IT 융합 전공교수직을 맡아 출강할 예정이다. 국내 무선통신 산업을 이끌어온 역량과 성공 신화를 일궈낸 이 전 부회장의 현장 경험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이 전 부회장은 또 내년 국제 캠퍼스 내에 세워지는 ‘IT융합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해 스마트 기술이나 바이오 등 미래 IT에 대한 연구개발을 총괄 지휘한다. 연세대는 학사 학위에 불과한 이 전 부회장을 전임교수로 임명하고 총장과 동일한 수준의 최고 예우를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 영입에 성공했다.
이 전 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 뉴스거리가 되냐”고 반문하면서도 “비즈니스 성공에 매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학 양성이나 미래 IT와 관련해서도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앞으로 일정과 관련해 “출강에 앞서 당분간 새로운 미래 기술에 대한 것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후학에게 IT 미래를 만들어 낼 새로운 기술과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 연구소장으로 발령난 이후에는 교수들과 함께 융합 기술에 대한 선도적 연구에 나설 방침”이며 “또, 명품인재 양성도 함께 병행해 연세대 국제캠퍼스를 글로벌 대학의 허브로 육성하는 데 일조할 각오”라고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은 대전 출신으로 1971년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거쳤다. 2007년부터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회장,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사 상담역으로 활동해왔다.
이 전 부회장은 특히, 2007년까지 7년 동안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재직하며 연구개발(R&D) 혁신을 통한 휴대폰 고급화 전략을 주도했다. 애니콜 등을 앞세워 삼성을 노키아에 이은 세계 점유율 2위로 끌어올리는 기틀을 마련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