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의 `두뇌`로 불리우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을 둘러싸고 전세계 칩 업체간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 분야의 전통적인 강호였던 TI, 퀄컴 등에 맞서 휴대폰 기업인 삼성전자, 애플 등이 자체 AP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엠텍비젼 등 기존 ISP(이미지신호처리 프로세서) 등의 제품을 출시했던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최근 스마트폰용 AP를 출시했으며 LG전자 역시 휴대폰 사업 강화를 위해 자체 AP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삼성의 도약
미국의 IT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용 AP 시장에서 39.2%의 점유율로 재작년 1위였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밀어내고 2계단 뛰어오르며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1위였던 TI는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30.9%에서 18.9%로 급락하면서 3위로 하락했고 재작년 2위였던 르네사스는 지난해 27.7%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부상은 지난해 애플 아이폰3 AP프로세서를 독점 공급한데다가 자사 휴대폰에 채택을 확대하면서 이루어졌다. 애플이 올해 출시한 아이폰4와 아이패드에는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를 채택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공생관계는 일단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 바다폰 등에 자사 AP를 채택했다. 그러나 애플 공급물량이 없어지면서 지난해와 같은 점유율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TI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휴대폰 기업에 자사 AP를 공급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A에는 TI의 AP인 오맵이 장착된다. LG전자와는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퀄컴은 모뎀칩과 AP를 통합해서 공급하기 때문에 시장 집계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1GHz의 속도를 지원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채택하는 휴대폰이 많아지면서 AP 분야에서도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후발업체.
국내 팹리스 기업인 엠텍비젼은 최근 1080p 해상도의 풀HD 영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MV8910’을 출시했다. 엠텍비젼은 이 제품을 통해 휴대폰용 프로세서 전문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엠텍비젼의 고성능멀티미디어 기술과 고화질 이미지 처리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통합칩 제품이다. 최대 1㎓의 동작속도를 통해 동영상이나 음악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 LG전자도 자체 AP 설계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휴대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AP를 설계중이며 연내 자사 휴대폰에 적용할 예정이다. LG전자는 1GHz급의 처리속도를 지원하는 세계 최고 성능급 AP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 칩 전문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테그라라는 AP를 내놓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래픽칩 전문업체인 만큼 동영상, 3D 구현 등에서는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MP3에 탑재되기도 했으며 국내 휴대폰 시장진입을 시도 중이다. 반도체 전문업체가 AP를 장악할지,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휴대폰 기업이 이 시장을 장악할지 관심사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