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렌식 활용 분야 ‘무궁무진’

 과학적 절차와 방법을 통해 디지털 자료가 법적 효력을 갖도록 한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이 앞으로는 법적 증거수집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일 전망이다.

 디지털포렌식산업포럼(회장 이홍섭)이 6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기술 적용과 디지털포렌식 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디지털포렌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이홍섭 디지털포렌식산업포럼 회장은 “사건이 일어난 후 증거 수집을 위해 활용하는 디지털포렌식이 앞으로는 감시카메라처럼 각종 범죄 및 기업비리 예방에도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도 디지털포렌식팀을 신설했는데 공정거래 조사를 할 때 기업들이 고의로 정보를 지우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복구하는 데 디지털포렌식을 활용한다”면서 “서울시 디지털포렌식팀은 서울시 전산망을 노리는 해커를 추적하는 데 집중하는 등 디지털포렌식의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김철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기술·디자인·브랜드 등 지적재산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만큼 지적재산의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가 중요하다”면서 “사후 검증용으로 활용해온 디지털포렌식 기술이 기업의 지적재산 보호에도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상덕 김앤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은 “2001년 미국 FBI 자료에 따르면 법적증거의 95%가 컴퓨터에서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그 수치가 99%에 가깝다”면서 “범죄수사뿐만 아니라 기업의 감사실에서도 디지털포렌식을 널리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디지털포렌식을 각 분야에서 적절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경호 대검찰청 과학수사기획관은 “디지털포렌식을 활용해 수집한 증거가 법원에서 증거로 잘 채택되려면 전문가들의 역할 중요하다”면서 “대검에서는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자격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미 민간기업에서 자격시험을 실시할 정도로 발달했다”면서 “우리나라도 IT강국에 걸맞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은 이달 대전 고등검찰청을 끝으로 전국 5개 고등검찰청에 디지털포렌식 수사팀을 설치, 디지털 수사의 기반 마련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