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인력 수요 및 공급 분석에 따르면 기초 인력은 넘쳐나는 반면에 고급인력은 부족해 실질적으로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석·박사급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의 평가지표 편중에 의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위 SCI급 논문 수다. 교수의 업적심사는 물론이고 모든 국가지원 R&D과제의 평가지표 또한 SCI논문 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재 대한민국은 가장 급속도로 SCI급 논문을 양산해내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논문의 인용도나 원천적인 특허 보유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논문의 질은 국제등급에서 한참 뒤진다. 또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에 부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대기업에서와 같이 어느 정도 현장교육을 제공한 후 인력을 활용하는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더욱 실용적인 고급인력에 대한 요구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의 실용적인 고급인력 양성을 촉진하기 위해선 그러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실용적인 인력양성에 맞는 교수업적평가지표를 도입해야 한다. 그중 대표적인 평가지표로는 연구개발 결과물인 기술의 산업체 이전 실적, 연구결과로부터 도출된 특허의 수와 품질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동안 특허와 기술이전 같은 업적은 논문 중심의 교수사회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였다. 또 IT전공 대탇생의 실무역량을 제고하고 현장경험을 제공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턴십이나 멘토링 등 취업지원 활동을 교수업적·실적 등으로 인정하는 대학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평가 점수도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의 연구결과는 산업체가 실질적으로 요구한 내용을 기술이전 실적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또 특허는 단순한 논문보다 국가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천 자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지표는 일부 연구심사, 결과 평가 기준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교원의 승진즽사 평가기준으로는 미미하게 반영되어 대부분의 대학에선 관심 없는 또 귀찮은 기준이었을 뿐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어떤 교수가 평가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산학협력 활동에 적극적일 수 없었던 것이다. 정부에서는 기업맞춤형 인재를 기르겠다고 인턴십, 멘토링 등을 매년 강화하고 있지만, 인재 양성의 최전방에 있는 교수들은 승진 점수를 딸 수 있는 평가지표에만 더 집중할 뿐이었다.
이에, 최근 지경부에서 발표한 대학지원 사업자 선정방식에서 대학이 교수의 특허, 기술료 등 산학협력활동 실적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교수평가제도를 개선할 경우에 가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은 교수의 인력양성사업 참여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산업체로의 고급인력 공급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구축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 대학정보 공시제도와 함께 이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산학협동 활동의 실천적 방향에 대한 평가제도가 도입된다면 그간 편향적으로만 진행되어 온 대학의 SCI 중심 교수평가제도가 개선돼 실질적인 산학협력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인 변화는 궁극적으로 대학의 고급인력 교육방식의 변화와 노력으로 이어져 한층 업그레이드된 IT선진국으로 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한 숭실대학교 IT기계융합사업단장 younghak@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