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절상·임금 인상, 전자제품 수출 ‘먹구름’

전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최근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평가 절상과 함께 요즘 잇따르는 임금 인상 여파가 전자제품의 수출 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11일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자업체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수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전자레인지업체인 갈란즈의 재키 리우 이사는 “위안화 평가 절상과 임금 인상 추세가 수출에 주력하는 전자 제품 업체들의 이익 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리 또한 올해 전체 이익률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계전자제품무역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위안화가 3% 평가 절상될 때 전자제품 업체들의 이익은 30~5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이 5% 수준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특히 갈란즈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전자 업체들의 경우 환율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이 주문 납기를 단축하고 다양한 환 헷지(hedge)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동시에 수출 가격 인상도 준비중이다. 갈란즈의 경우 최근 환율인 달러당 6.77위안을 상품 가격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임금 인상율도 심각한 수준이다. 주요 업체들 사이에서는 최근 1년 새 임금이 50% 가까이 상승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래저래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다만 내수 시장에 치중하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한 상황이다. 하이얼의 경우 해외 수출 비중이 아직 전체 매출의 10% 정도에 불과해 이번 위안화 평가 절상으로 인한 효과는 당장 미미한 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의 변동성을 감안할 때 수출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내수 시장과 관련된 서비스 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신호는 벌써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수출 성장율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제조업협회(AMA) 관 루오준 이사는 “수출 중심의 제조업 거점 전략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국에겐 필수적”이라며 “노동집약적 산업 구조에서 기술력과 품질로 특화된 제조업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