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대폰 암거래 단속 강화…짝퉁폰 생산 ‘뚝’

최근 중국 정부가 휴대폰 암거래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위조(불법) 휴대폰 생산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자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기승을 부리는 중국산 불법 짝퉁폰의 보급이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이며, 합법적인 제조업체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EE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가 휴대폰 암거래 단속을 강화한 뒤 불법 휴대폰 생산 물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신문은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의 분석을 인용, 지난달 불법적으로 제조된 휴대폰은 전달 대비 25%나 크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불법 휴대폰 출하량은 1억7200만대로, 지난해보다 18.6%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불법 휴대폰 출하량 증가율이 무려 43.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암거래 시장에서 팔리는 휴대폰은 15자리의 단말기 식별번호(IMEI)를 위조하고, 품질·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불법 제품을 일컫는다. 이들 휴대폰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탈세가 용이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기는 경우가 많다. 근래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선 이유다.

실제 지난달 초 중국 세관 당국은 쑤저우에 위치한 위탁생산(EMS) 업체인 후아롱무역을 휴대폰 밀거래 및 위조 휴대폰 제조 혐의로 전격 조사했다. 또한 관련된 독립 디자인하우스(IDH)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조사를 실시, 몇몇 업체들이 후아롱의 주주인 것을 파악해 내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규제 당국은 짝퉁폰 유통의 거점인 쉔젠성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단속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수천 곳에 달하는 휴대폰 조립업체들이 중국의 불법 제조업체들과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내 화웨이나 ZTE, 노키아 등 합법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난립했던 중국 내 군소 휴대폰 IDH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는 반면, 윙텍그룹·롱치어홀딩스 등 대형 IDH들은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휴대폰 시장을 발판으로 베이스밴드 칩 시장에서 퀄컴에 이어 2위로 부상한 대만 미디어텍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텍은 중국 내 암거래 휴대폰 칩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해 온 탓에 지난달 단속의 여파로 출하량이 전월 대비 25%나 급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