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해 1분기 506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분기 712억원으로 상승했다. 1년 만에 40% 이상 급등했다. 외형뿐 아니라 내실도 탄탄해졌다. 2009년 41억원의 적자를 보였던 다음이 2010년 1분기에는 156억원의 흑자를 냈다. 2분기 실적도 호조가 예상된다.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다음이 뚜렷한 변화를 가져온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가운데 CEO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경쟁력 중 CEO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최종 결정이 CEO의 몫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성장은 CEO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작년 3월 선임됐다. 최 대표 취임 후 다음의 실적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매출이 오르고 이익도 커졌다. 주력 사업인 검색 점유율이 올라갔고 전자상거래 비중이 확대됐다. 주가도 두 배 이상 올랐다. 다음 직원들은 ‘최세훈 효과’라고 했다.
최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철학은 ‘지속가능’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면서 꾸준히 성장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사회공헌에만 초점을 맞춘 의미가 아니라 반드시 성장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그가 ‘지속가능’이란 단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한 때 반짝하는 기업이 아닌 수십 년을 발전하는 다음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지속성은 직원과 사회의 지속성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선 다음의 현주소를 파악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장 먼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전에 우리가 하던 사업에서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자”고 외쳤다. 한 마디로 “네이버와 다음이 방문자 수나 콘텐츠 면에서 비슷한데 왜 실적은 큰 차이가 나는갚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제안이다.
최 대표는 빠른 의사결정을 구축했다. 포털이 고객의 불만을 개선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려면 의사결정이 빨라야 했다. 조직을 개편하고 검색광고 파트너를 구글에서 오버추어로 교체했다. 구글과의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이뤄진 과감한 협상에 대해 시장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또 검색광고 과금 방식도 ‘시간당’에서 ‘클릭당’으로 바꿨다.
변화의 결과는 곧 나타났다. 2009년 4분기 검색광고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7%가 증가한 3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검색광고 매출은 여기서 13.2% 또 증가한 396억원을 냈다.
검색 광고의 핵심 경쟁력은 검색 품질이다. 최 대표는 검색 품질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다음은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에 대해 ‘스마트’하게 답변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을 파악,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10% 중반대였던 통합검색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20%대까지 끌어올렸다.
지속가능 경영은 활발한 사회 참여로도 나타난다. 다음은 ‘즐겁게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이념 아래 △인터넷을 통한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희망모금’ △제3세계 어린이를 위한 ‘지구촌 희망학교’ 건립 사업 △비영리 문화재단인 ‘다음세대재단’ 운영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즐거워야 그 행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보고, 온 직원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찾고 있다.
임직원에 대한 투자도 강화됐다. 다음은 원어민 영어 강습에서부터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핵심 인재에게는 국내 대학원, 해외 유수의 MBA 교육비를 지원해왔다. 최 대표는 기존의 임직원 투자를 더욱 강화해 2010년부터는 매년 3명씩 해외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