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기 위해 3불(不) 정책을 내놨다. 아이디어 가로채지 않기, 중소기업 자원 낭비 막기, 중소기업과의 경쟁환경 피하기다. KT의 하도급 구조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불만을 수용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12일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로 인한 중소기업의 자원 낭비 방지 △기술개발 아이디어 가로채지 않기 △중소기업과의 경쟁환경 회피의 3불 정책을 통해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이끌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도입한 최저가 입찰 폐해 방지, 유지보수비 지급 확대, 현금 결제 및 금융 지원 확대, 소프트웨어·콘텐츠 개발자 지원 등을 통해 추구해온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확대·발전시킨 방안이다.
3불 정책과 함께 중·단기 사업 전망에 따른 수요예보제, 협력에 대한 비밀유지계약(NDA) 준수, 아이디어 보상제, 전담기구 신설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동반된다. 수요예보제는 내년부터 시장 및 기술 흐름과 단기·중기 사업 전망에 따른 구매 수요를 미리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달 1차 자료를 발표하고 수시 변동 사항은 정기 미팅을 통해 제공한다. 사업부서의 중·단기 사업 전망까지 공유한다.
또 협력사가 개발해 제안한 아이디어나 기술이 도용되거나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분기부터 NDA를 맺기로 했다. KT를 아이디어 유출창구로 보는 중소기업과 신뢰를 쌓기 위한 방안이다.
아이디어 보상 구매제도도 만들어 중소기업이 KT 사업에 기여하는 기술이나 사업모델 등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 50% 이상 구매 물량을 우선 배정한다.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나 기술 협력에 대한 보상도 병행할 계획이다. 제안 창구도 아이디어 제안 사이트(ktidea.kt.co.kr)로 일원화한다.
KT는 아이디어와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IT 핵심 솔루션 분야에 55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모바일 앱·콘텐츠 분야에는 기존 450억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 개발비용을 선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생태계에 진출해 시장을 잠식한다는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 오픈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KT는 코퍼레이션센터 내에 이 같은 계획을 총괄할 동반성장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또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외 통신사업자에 소액이라도 지분 참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석채 회장은 “컨버전스 시대는 대기업 혼자서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며 지금까지의 변화는 가야 할 길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KT에 중소기업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넘쳐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전자와의 갈등설과 관련해 “갤럭시S는 공급받지 못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노력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도 이날 KT의 3불 정책 발표에 맞서 최상의 네트워크 품질 확보와 완벽한 장애처리를 위해 올해 안에 100여개 유무선 협력업체와 수탁사 직원 860명을 대상으로 40여 차례에 걸쳐 상생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