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장장치(ODD) 시장도 ‘승자독식 시대’를 선언했다. 경기 불황에도 삼성과 LG 계열 합작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 전체의 60%를 넘기면서 확실한 시장 주도권을 잡았으며 수익성도 높아졌다.
이는 넷북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외장형을 중심으로 ODD 수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으며 블루레이 DVD를 지원하는 차세대 OD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과 도시바 합작사인 TSST는 지난해 매출을 30% 이상 끌어 올리며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에 성공하는 등 시장 주도 업체의 지위를 톡톡히 누렸다. ODD시장은 2000년 이후 CD와 DVD가 메모리·HDD에 밀리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줄고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상황이었다.
TSST는 올해 3월 마감한 연간 실적 결과, 지난해 2조원을 넘겼다. 매출 2조1204억원으로 지난해 1조6689억원에 비해 30% 가량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96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적자에서 다시 흑자로 반전했다. TSST는 2007년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108억 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TSST 측은 “경기 불황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결과, 전체 시장이 상위 업체 주도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얻었다”며 “전체 ODD 시장은 정체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입어 올해도 고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히타치와 LG 합작사인 HLDS도 지난해 1조3100억원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HLDS는 2007년 1조1010억원, 2008년 1조104억원으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다시 1조3000억원대로 올라갔다. 영업이익도 2007년 33억원에서 2008년 111억원, 지난해 429억원을 기록했다. 아이서플라이 등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두 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06년 52%대에서 지난해 60%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레이 제품 등에 힘입어 ODD 가격도 크게 올랐다. 반도체산업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트북에 탑재하는 ODD 가격은 메모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2009년 1분기 20달러에서 올해 1분기 30달러까지 치솟았다.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5.3%로 상승했다. 데스크톱PC에 탑재되는 ODD도 전년 1분기 15달러에서 올해 1분기 20달러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표1> TSST 매출 영업이익 추이(2009년 4월~10년 3월)
<표2> HLDS 매출, 영업이익 추이(2009년 1월~12월)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