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 오 시장의 트위터 고민

‘트위터’ 바람이 일반인에서 연예인, 기업 CEO로 번진 요즘 정치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가뜩이나 소통이 강조되는 정치권에서 트위터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상당수의 후보가 트위터로 젊은층과 교감을 꾀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트위터 대열에 동참하지 않았다.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책임질 부분도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앞서 선거 때 자치단체장이 트위터를 하는 것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벌써 선거 때만 열심히 하다가 선거 끝나니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처럼 실제로 ‘성실한 트위터’ ‘욕 안 먹는 트위터’가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민선 4기 시장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 날은 단 1분도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도 자료 보랴, 전화통화하랴, 업무구상하랴 시간이 없었다.

오 시장은 “트위터 세계의 팬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하루 세 번은 글을 올려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체장이라는 민감한 위치도 오 시장에게 고민거리다. 일반 연예인이나 CEO와 달리 단체장은 온갖 민원과 악의적 제보가 끊이지 않는 자리다. 그는 “뭔가를 부탁받았을 때 들어줄 수 없는 상황, 또 이를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이 나서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묵묵히 일을 하는 서울시 관련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오 시장은 지난 선거 기간 중 계정만 개설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트위터를 포함해 IT틀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충분이 인지하고 있다. “지방선거에 트위터가 영향을 미쳤고, 젊은이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으로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트위터를 포함해 뭘 하든 비난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선거를 두 번 치르면서 이치에 안 닿는 비판에는 익숙해졌다”고 전제하고 “블로그도 계속 망설이다가 행정에 도움이 되는 선에서 쓰자고 2년 전 뒤늦게 시작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정착되면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하나를 놓고 수개월째 이어지는 고민. IT의 효과만큼이나 이면의 부작용까지 꿰뚫고 있는 ‘행정갖로서의 오 시장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