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만든 사람이 드디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키리크스를 만든 호주 출신 언론인 줄리언 아산지(39)는 지난 16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TED 국제회의’에서 열린 토론에 참석했다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TED 국제회의는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비영리 단체 TED가 매년 주최하는 회의로 다양한 주제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아산지는 이날 TED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과의 토론에서 자신과 위키리크스의 일부 ’비밀’을 공개했다.
아산지는 위키리크스가 미군 헬리콥터의 민간인 공격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것은 자금을 모으고 데이터 전송량을 늘리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매우 폭발적인 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고 말해 파괴력이 큰 폭로가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는 폭로 행위가 법적으로 잘 보호되는 스웨덴과 벨기에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3차례나 있었지만 미국 관리들이 법치주의에 맞게 자신을 대하지 않을 것 같아 모두 취소했다고 꼬집었다.
아산지는 위키리크스가 내부고발자들로부터 우편물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얻으며 자체 조사를 거쳐 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위키리크스도 대부분의 경우 정보원의 신원을 모른다며 어쩌다가 이를 알게 되면 최대한 즉시 관련 정보를 폐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헬기의 민간인 공격 동영상을 폭로한 혐의로 수감된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22)은 “정치범”으로 언론과 법적 변호로부터 차단돼 있다며 위키리크스도 그에 대한 법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동영상의 출처가 매닝인지 여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아산지는 또 위키리크스가 이 동영상 외에도 미국 정부 기밀 수십만건을 확보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으며 위키리크스는 개인의 의료 기록과 같은 정보는 비밀에 부친다고 덧붙였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좀더 자유롭게 털어놨다.
아산지는 어린 시절 영화산업에 종사하던 부모 아래에서 학교를 37군데나 옮겨다녔으며 10대에 “언론 활동갚가 돼 검찰에 의해 기소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 가치를 묻는 질문에는 “유능하고 관대한 사람은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으며 그들을 보살핀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나는 전투적인 사람이라 사람 보살피는 일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방식의 보살핌도 있는데 그것은 범죄자들을 감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오랫동안 내 성격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아산지와 대화를 나눈 TED의 앤더슨은 청중들에게 아산지가 영웅인지 위험한 말썽꾼인지 물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가 영웅이라는 데 찬동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