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가 과학기술 발전 앞당기는 국제협력](https://img.etnews.com/photonews/1007/011171_20100721134240_432_0001.jpg)
세계적으로 과학기술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새로운 분야의 과학기술을 개발하는데 한 국가가 내부적인 정보와 자원만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다. 첨단기술을 요구하는 과학기술분야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투자가 필요한데다, 소요 연구 인력과 대형 장비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커다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위험부담이 큰 대형 연구를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분담하여 진행하는 국제협력 프로젝트가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국제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약 20개국이 참여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대형 연구 과제 수행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해외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핵융합에너지 실용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세계 선진 7개국이 국제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운영 사업’이 있다. ITER 사업은 미래 인류의 가장 큰 숙제인 ‘지속 가능한 무한의 녹색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사업으로서, 인류 최대의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참가국들은 2040년대에 핵융합 상용화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핵융합실험로를 건설하고, 이의 운영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최종 검증하게 된다.
핵융합에너지 연구는 에너지개발과 산업발전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미래 신성장 동력원으로의 가치가 매우 큰 반면,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의 공동 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ITER 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동 프로젝트 참여와 더불어, 이번 한미 과학기술 공동위원회와 같이 한·일, 한·유럽연합 등 주요 핵융합 선진국들과 별도의 양자 협력프로그램을 통해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오는 10월 대전에서는 전 세계 핵융합 관련 전문가 약 1500명이 참가하는 ‘제23차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FEC)’가 열릴 예정이다. ‘핵융합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미국, EU, 일본 등 핵융합 연구개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들이 핵융합에너지 과학 기술에 대한 토론의 장을 펼치게 된다. 핵융합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협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이 때 대형 국제 학술대회의 국내 개최는 과학기술 협력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핵융합 개발과 관련한 연구협력은 물론 해외 선진국과의 연구 정책, 연구개발, 산업기술 및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
오늘날 우리는 인류 공동의 숙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계가 손을 잡고 과학기술 발전에 협력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국제 협력을 통해 인적교류, 소요 비용 분담, 다각적 정보 교류, 공동연구 등을 강화할 때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책임있는 국가의 일원으로서 인류의 근본적인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국가 성장 동력원을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형 연구개발을 국제협력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장 kjjung@nf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