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창사 100주년을 맞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머신(IBM)’의 차기 경영 조타수를 누가 맡게 될까.
현 새뮤얼 J. 팔미사노(59) CEO가 건재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IBM의 다음 번 경영 수반을 점치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은데 최근 최고위 경영진 승진인사를 통해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2일 4명의 고위 임원이 차기 CEO 경쟁자 반열에 올랐으며 이중 2명이 선두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홍일점인 버지니아 M. 로메티(52)가 눈에 띈다. IBM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의 수석 부사장이었던 로메티는 이번 주 단행된 인사에서 다른 3명의 임원과 함께 승진, 마케팅과 전략업무를 추가로 맡게 됐다.
그는 지난 2002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 부문의 인수를 주도, 퍼스널 컴퓨터(PC) 전문이었던 IBM의 사업 다각화에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기업임원직 알선전문 CT 파트너스의 애덤 프레이저 파트너는 “지니(버지니아) 부사장이 내일 당장 CEO직을 맡을 채비가 안돼 있을 지는 모르지만 그 직을 놓친다면 그것은 그 자신의 책임”이라고 까지 말한다.
로메티와 함께 마이클 E. 대니얼스(56)도 선두주자로 꼽힌다. IBM 서비스부문의 일부를 담당하던 그는 이번 인사에서 글로벌 서비스 그룹을 총괄, 판매 최일선의 선봉장으로서 풍부한 사업운영 이력을 더하게 됐다.
그는 또 외부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이사회 멤버가 돼 자신의 능력을 더욱 계발할 기회도 갖게 됐다고 그의 지인들은 말한다.
지인중 한 사람은 대니얼스가 기업 임원이 되는 자질로, 글로벌 사업운영 경험, 서비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및 심도있는 기술논리적 배경 등을 꼽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사업을 맡던 스티븐 A. 밀스(59)가 새로이 하드웨어 그룹도 총괄하게 됐으며 이사회에서 외부 기업 이사회에서 참여, 경영 경험의 폭을 넓혀 보도록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팔미사노 현 CEO와 동갑인 밀스에 대해서는 나이가 많다는 게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마크 러크리지(56)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와 내부 기술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역할이 장점이나 역시 나이와 사업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흠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들중 누가 팔미사노의 후임으로 인정을 받더라도 조만간 승계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IBM에 정년제도가 없으며 창사 100주년 행사 준비에 바쁜 팔미사노가 자신의 직무를 확실하게 장악한 채 CEO직을 단계적으로 나마 이행할 낌새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샌포드 번스타인 앤 코의 토니 새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팔미사노가 향후 몇년 더 CEO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변에서는 IBM의 CEO직 경합이 팔미사노의 경우처럼 향후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 사장겸 최고운영책임자(COO)직에 임명됨으로써 당시 루이 V. 거스너의 후계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던 팔미사노는 자신의 역할을 통해 존재를 과시한 뒤 2002년 1월 회장겸 CEO직을 거머쥠으로써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전문 IDC의 프랭크 겐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승진한 4인 임원들이 1~2년간 사장이 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