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형 2차전지 10여년만에 일 누르고 1위

삼성SDI와 LG화학 등 우리나라 소형 2차전지 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는 일본의 산요·파나소닉·소니 3사의 점유율 합계는 30%대에 머물러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을 눌렀다. 특히 삼성SDI는 지금까지 줄곧 시장 1위를 달려온 산요를 누르고 소형 리튬 2차전지 분야 1위에 사실상 등극했다.

21일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2분기 삼성SDI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3%, LG화학은 19%로 우리나라 제품 점유율이 4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가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지 10여년 만에 일본 업체를 누르고 1위에 올라선 것이다.

LG화학의 한 임원은 “아직 상반기 확정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LG화학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19%로 지난 1분기 대비 3%P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도 1분기 20%에서 23%로 3%P가량 증가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의 시장 조사기관인 IIT의 당초 예측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추세라면 삼성SDI는 출하량 면에서도 1위인 산요를 제치게 된다.

당초 IIT는 1분기 시장보고서를 내면서 삼성SDI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이 21%로 전망, 산요의 출하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우리나라 소형 2차전지의 일본 추월은 최근 엔화 강세와 노트북·스마트폰 등의 IT용 전지의 출하량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지 업체는 출하량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상반기 IT 분야의 시장 회복으로 실적이 증가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시장 점유율 상승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지난 2008년 6.8%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을 작년 13.1%까지 끌어올리면 기존 3위 업체인 소니를 제쳤다. 올해 1분기에는 시장 점유율 16.2%, 2분기에는 19% 점유율로 파나소닉마저 따돌릴 태세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 업체 간 1, 2위 등극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상승 배경에 대해 “상반기에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데에는 엔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노트북PC 1위 업체인 HP와 휴대폰 1위 업체인 노키아의 물량이 각각 10%가량씩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소형 리튬 2차전지 업체별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 IIT *2분기는 전망치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