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스카이프(Skype)가 아이폰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일반 휴대폰보다 매우 저렴하거나 공짜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환경이 사실상 실현된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프는 이날 새벽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iOS4 운용체계(OS) 기반 아이폰3GS에서 백그라운드 작동이 되는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버전 2.1.0)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의 백그라운드 작동은 일반 휴대폰처럼 항상 수신대기(스탠드 바이) 상태로 애플리케이션을 배치, 언제든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기존에는 iOS4로 아이폰OS를 업데이트하더라도 스카이프가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통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켜두고 걸려오는 전화를 기다려야만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3G 망으로 일반 전화가 걸려오면 기존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은 꺼져 이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아이폰 사용자는 멀티태스킹을 통해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을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구동시키면서도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프 통화중 일반 전화를 수신한 뒤 다시 스카이프 통화를 지속할 수도 있다.
멀티태스킹 지원으로 스카이프 이용자들은 와이파이 연결 상태에서는 공짜로, 3G 데이터 요금제를 활용해서도 매우 저렴하게 음성통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3G 데이터를 이용한 스카이프 통화는 현재 윈도모바일폰과 아이폰에서 지원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폰용 애플리케이션도 연내에 3G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m-VoIP 서비스가 열리면서 음성통화 수익모델에 타격이 예상되는 국내 이통사들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m-VoIP가 기존 음성통화 수요와 매출을 잠식할 것을 우려해 3G m-VoIP 서비스를 차단한다는 방어적인 입장을 취했던 이통사가 더 이상 이를 막아낼 현실적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최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3G를 통한 부분적인(200MB 제한) m-VoIP를 허용키로 한 것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대응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KT·LG플러스유 등 다른 이통사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원칙적으로 3G 통화를 막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