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자책(e북) 관련업체들이 애플 앱스토어에 e북 애플리케이션을 연이어 출시하며 애플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애플은 그간 앱스토어를 통해 앱 개발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였으나, 최근 애플이 e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아이북스를 출시하며 국내 업체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애플과의 정면승부가 부담스러운 업체들은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에서 먼저 앱을 출시한 뒤 향후 애플 앱스토어 입성을 노리는 ‘우회전략’을 선택하는 사례도 있어 e북 시장을 놓고 ‘애플 VS 국내업체’의 주도권 쟁탈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22일 북큐브, 인프라웨어, 이니셜커뮤니케이션즈, KT 등은 △e북 콘텐츠 보유량을 늘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동 등 인터넷 서비스 방식을 개선하고 △책장을 넘기는 반응속도를 높이기 위해 유저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등 애플 아이북스와 차별화에 나섰다.
◇한국어 콘텐츠 국내 업체 우위=한국어 e북 콘텐츠 수급력에선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점했다. 애플은 아직 한국어 전자책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KT가 출시한 쿡북카페는 총 4만건의 e북콘텐츠를 보유했다.
북큐브와 인프라웨어가 앱스토어에 공동출시한 북큐브는 1만6000종의 콘텐츠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 그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니셜커뮤니케이션즈가 출시한 리디북스는 KPC, 북큐브 등 e북 전문업체는 물론 이십일세기북스, 위즈덤하우스 등 대형출판사와 직거래로 콘텐츠를 수급해 지금까지 총 8300여종의 콘텐츠를 보유했다.
◇UI개선, SNS연동 차별화 이어져=아이북스가 상대적으로 페이지 넘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착안해 UI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디북스는 업데이트를 통해 페이지 넘김 속도를 아이북스와 대등한 속도로 높였다. 북큐브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와 연동에도 나섰다. e북을 읽으며 마음에 와 닿는 문구나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제2의 소리바다 사태 우려…우회전략 앱도=교보문고는 아이북스와 정면 승부를 피했다. 지난 5월 애플이 아이튠즈 출시를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엠넷, 소리바다, 벅스 등 음악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동종 앱을 전격 차단한 것처럼 아이북스 출시로 국내 유사 앱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보문고는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S와 갤럭시A에 관련 앱을 기본 탑재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성대훈 교보문고 팀장은 “아이패드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확대로 음악에 이어 e북 콘텐츠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업계는 애플 아이북스의 등장으로 제2의 소리바다 사태가 등장할 지 우려하는 게 사실”이라며 “안드로이드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고중걸 로아그룹 선임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을 쥐고 있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전자책 사업은 얼마나 많은 출판사,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하느냐가 관건이므로 한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쉽게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진욱·박창규기자 coolj@etnews.co.kr
표 애플 앱스토어 내 주요 e북 애플리케이션 한국어 e북 콘텐츠 보유 수
한국어콘텐츠 보유 수(권)
아이북스(애플)0
쿡북카페(KT)4만
북큐브(북큐브,인프라웨어)1만6000
리디북스(이니셜커뮤니케이션즈)8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