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을 판매한 유통업체가 역회수 의무를 지는 자원순환법 개정안에 대해 민간 기업들이 당초 방침을 바꿔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이동통신 3사를 비롯, 가전제품 유통업체가 휴대폰 및 냉장고·세탁기 등 폐전자제품 회수 의무를 지게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폐전자제품 회수와 관련한 자원순환법 개정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만 유통업계는 전자제품 회수시스템 정비와 지자체의 재활용 체계정비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의 폐휴대폰 재활용 의무화 방안에 반발해 왔던 이동통신 3사 역시 최근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개정법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리했다.
SK텔레콤 측은 개인정보 유출을 꺼려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으려는 사용자들의 이용형태와 기존 사업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위법령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합리적 회수 의무율 부과가 전제되면 개정안에 찬성할 계획”이라며 “다만 중고폰 수출 등 통신사들의 기존 사업영역은 제약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 역시 “현실적으로 개정안을 수용하는 상황이라서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 자율적으로 폐휴대폰을 회수하고 있는데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침을 견지해 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간담회에서 이통사가 친환경 녹색성장이라는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9월 정기국회를 통과한다면 공표 기간을 거친 뒤 내년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회수 의무량(쿼터)을 부여받는 유통업체 범위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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