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낯익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가 소셜 네트워킹 게임(SNG)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어른들은 몰라도 아마 어린 아이들은 엄청 좋아할 것이다. 물론 어린 아이가 소셜 게임을 하려면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라는 인터넷 공간에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키 마우스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워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조만간 미키 마우스가 소셜 게임에 등장할 지도 모르겠다. 디즈니가 세계 3위의 소셜 네트워킹 게임업체인 ‘플레이돔’의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IT블로그 사이트인 테크크런치와 벤처비트는 디즈니가 소셜 게임 전문업체인 ‘플레이돔’ 인수를 위해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벤처비트는 최소한 6천억 달러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디즈니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플레이돔 측도 “이번 주의 루머”라며 디즈니와의 인수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플레이돔의 존 플리젠츠 CEO는 "최근 소셜 게임업계 분위기가 아이튠즈,닌텐도 Wii 등의 사업 초창기와 비슷하다“며 플레이돔이 게임 개발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디즈니가 플레이돔을 인수하게 된다면 소셜 게임 업계에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셜 게임 업계는 징가, 플레이 피시,플레이돔이라는 3각 편대가 형성되어 있다.
1위 업체인 징가는 월 기준으로 2억1천1백만명에 달하는 액티브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2위 업체인 `플레이 피시`는 4억 달러에 게임 업계 거인 EA에 인수되면서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3위 업체인 플레이돔은 페이스북을 통해 4천1백만명에 달하는 게이머들을 확보 중이며, 마이스페이스에선 1위의 소셜 게임업체로 뿌리를 내렸다. 플레이돔의 대표적인 소셜 게임인 ‘소셜 시티’는 현재 9백만명에 달하는 월 액티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3대 소셜 게임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게임업체들이 소셜 게임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기존 소셜 게임 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게임 업체들과 벤처 투자기업들도 적지 않다. 러시아의 ‘디지털 스카이 테크놀로지스’ 중국의 `샨다 게임즈`와 `텐센트`,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컴캐스트, NBC유니버설 등이 소셜 게임 사업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플레이돔은 지난 달 `베세머 벤처 파트너즈`, `디즈니 스팀보트 벤처스`,`뉴월드 벤처스` 등으로부터 7천6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받았다. `디즈니 스팀보트 벤처스`의 투자 금액은 3천3백만 달러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디즈니가 플레이돔 인수를 확정짓는다면 최근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디즈니에 날개를 달아주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게임에 접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게임사업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는 이미 지난 2007년 ‘클럽 펭귄’이라는 게임 업체를 인수했으며, 지난달에는 ‘타퓰러스’ 라는 아이폰용 게임 업체를 인수했다. 타퓰러스는 ‘탭 탭 레벤지’라는 아이폰용 음악 리듬 게임으로 유명한데, 현재 수백만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패드용 게임인 ‘탭 탭 레디에이션’도 내놓았다.
여기에 이미 디즈니는 자회사인 `디즈니 인터렉티브 스튜디오스‘를 통해 토이스토리, 카스, 한나 몬타나 등 게임 타이틀을 X박스,플레이스테이션3, 등 게임 콘솔용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타퓰러스의 인수를 계기로 스마트폰용 게임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데 이어 이번에 플레이돔 인수에 성공한다면 소셜 게임 분야에도 본격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디즈니의 게임 산업 진출이 한층 체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디즈니의 게임사업 진출을 보다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가 게임 사업에 전이된다면 파괴력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