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캐스팅보드 쥔 인도서 `청신호`

우리나라가 4G(세대) 무선통신 국제표준으로 미는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의 운명을 쥔 인도에서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잠재시장으로, 현재 와이브로와 LTE(롱텀에볼루션)간 팽팽하던 균형추는 인도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 있는 상황이다.

26일 해외 IT전문지 리씽크 와이어리스(Rethink Wireless)에 따르면 인도 무선 브로드밴드(BWA; Broadband Wireless Access) 전국망 구축을 위한 주파수 경매에서 22개 권역 모두에서 사업권을 따낸 인포텔 브로드밴드가 현재 4G 시장이 영향력을 고려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를 선호하고 있다. 이는 인포텔의 모회사인 릴라이언스(RIL)가 인도 무선 브로드밴드 시장의 수요를 신속히 충족시키면서 경쟁사보다 시장 주도권을 빨리 가져가기 위해 가능한 빨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는 이미 2006년 6월부터 우리나라에서 상용서비스가 시작됐으나, 기존 GSM, WCDMA에서 진화돼 유럽에서 개발된 LTE는 상용화돼 시장에 안착하려면 빨라야 2∼3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릴라이언스는 그룹의 ISP 사업부문이 와이브로를 시험 중에 있었고, 주파수 획득 시 와이브로 사업추진을 계획했음에도, 인포텔을 인수하자마자 LTE 도입을 언급해 와이브로 진영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릴라이언스는 현재 실용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는데다, 이달부터 자체적으로 와이브로 시험을 시작한 상태다.

릴라이언스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삼성전자와 알바리온으로부터 테스트 용도로 와이맥스 기지국을 5대씩 설치해 상호 호환성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릴라이언스는 초기 인도 4G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와이브로 장비를 우선 도입한 경험을 LTE 장비 도입 가격 책정에 반영하는 등 구매 협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이브로 장비업체인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측에 와이브로를 구축하고 LTE가 보편화하면 LTE로 호환하거나 교체함으로써 단절 없이 통신망이 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수주에 나서고 있다.

릴라이언스의 선택은 인도의 군소 통신사의 선택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큰데다, 인도에 이어 앞으로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무선 브로드밴드 구축을 위한 주파수 할당을 준비 중이어서, 11억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의 결정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