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이동통신사업자인 AT&T가 ‘아이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의 탁월한 사용자 경험이 이동통신사 서비스를 훌륭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것. 하나의 영향력 있는 휴대폰이 이동통신사업자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됐다.
CNN머니닷컴은 26일 시장조사업체 양키그룹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미국 아이폰 이용자의 73%가 AT&T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 AT&T 가입자의 만족도가 68%고 AT&T의 아이폰외 스마트폰 가입자 만족도 역시 69%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그동안 언론과 이용자 등이 AT&T의 네트워크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조사결과라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AT&T의 네트워크가 아이폰 이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아이폰 이용자들은 다른 이통사의 스마트폰 이용자보다 월 평균 12달러(약 1만4000원) 이상을 더 지불해야만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AT&T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아이폰 이용자에게 만족감을 준다는 것은 ‘후광효과’ 때문이란 분석이다.
칼 휴 양키그룹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효익을 AT&T 서비스로까지 이전시킨다”면서 “아이폰이 후광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주변의 현실을 자신의 뜻대로 변하게 한다는 이른바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의 결과가 여기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높다는 것도 이를 설명하는 근거다. 이번 조사 결과 77%의 아이폰 소유자가 또 다른 아이폰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고객의 20%가 다른 안드로이드폰을 살 것이라고 답한 것과 비교된다.
AT&T는 아이폰을 통해 올해 18억달러(약 2조154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향후 5년간 90억달러(약 10조773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