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사업자의 설비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LTE 투자, WCDMA망 보강 및 무선 트래픽 대역폭 개선, 유선전송 부문 강화, 케이블TV사업자의 HFC망 보강 등의 다양한 투자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장비업계는 2~3년간 침체기를 벗어나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25일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경기회복, 스마트폰 열풍, 차세대 이동통신 설비 구축 등 다양한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유선 부문에서는 DWDM, G-PON, 10기가비트 등 코어 및 가입자단 장비는 물론이고 인터넷전화(VoIP) 등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금융 위기 이후 침체됐던 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년간 이어진 투자 하락세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SK브로드밴드 지난 4월 이중화를 위한 DWDM 투자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DWDM에서 한 단계 발전된 CWDM 투자를 위한 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G-PON 등 가입자망 확충에 한창이다. 상반기 코어망 투자가 거의 없었던 KT도 하반기부터는 대역폭 확충 등에 따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스마트폰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는 데 따른 투자도 시작됐다. SK텔레콤은 모바일 백홀의 패킷 전송시스템 확충에 들어갔다. 지난달 장비업체 선정을 마쳤으며 다음 달 구축에 들어간다. 와이파이 부문 투자는 이미 통신 3사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는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투자도 물꼬가 터졌다. 통신 3사는 최근 LTE 투자를 위한 정보제안요청서(RFI)를 장비 업체에 발송했다. LG유플러스가 장비 발주를 시작, 지난달 KT, 지난주에는 SK텔레콤이 LTE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통신 3사는 올해 안으로 시범망 구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 내년 하반기에는 망 구축에 들어간다.
2012년 7월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LTE 서비스를 준비 중인 LG유플러스는 이미 투자를 시작, 올해 안에 1800개의 통합형 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디지털중계기 투자를 시작하고, 연말께부터는 신개념 이통 장비도 설치한다.
2011년 서울지역 상용화를 발표한 SK텔레콤도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KT도 LTE 투자에 앞서 수도권 지역의 WCDMA망을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투자금액은 배로 늘어난다.
케이블TV 진영은 광동축케이블(HFC) 망에서 인터넷서비스를 하기 위한 핵심장비인 CMTS 투자 확대가 눈에 띈다. 단순한 망 확충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부가 솔루션이 탑재되는 형태다.
통신사업자 투자확대와 함께 금융 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기업용(엔터프라이즈) 장비 시장 활황도 시작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반기 실적이 작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이재령 LG-에릭슨 사장은 “조금씩 투자가 살아나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는 본격적인 투자 활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