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지금 ‘스마트(Smart)’ 열풍이다. IT기기는 물론이고 의류에서 자동차까지 수많은 상품에 붙어 있는 스마트라는 수식어는 그 상품의 이미지를 맵시 있고 똑똑한 것으로 포장해 준다.
‘스마트’는 다양한 단어들과 합쳐지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스마트키, 스마트카드, 스마트빌딩, 스마트자판기,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몹, 스마트폰, 스마트TV, 그리고 최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워크까지.
궁금증이 발동했다. 과연 제품이나 서비스에 ‘스마트’라는 단어가 처음 붙은 것은 무엇일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스마트탄(彈)’이란 이름으로 군수품에 가장 먼저 쓰인 듯하다. 실제로 1970년대 초 국내 모 일간지가 뽑은 기사 타이틀은 ‘(북괴가) 남침 땐 화력을 총동원, 레이저유도 스마트탄 써’로 돼 있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스마트폰’이란 용어가 국내에 처음 사용된 것도 알고 보면 사반세기가 넘는다.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으로, 국내 모기업이 개발한 ‘스마트폰 ○○○○○(모델번호) 전화기’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전화기에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기억되도록 고안돼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스마트’한 기능이 강조돼 있다.
이처럼 ‘스마트’라는 단어는 기술발전에 따라 새로운 의미로 태어나고 있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제품(서비스) 자체의 업그레이드를 표현하는 용어로 붙여졌으나, 2000년 이후에는 스마트그리드·스마트몹·스마트폰·스마트TV·스마트워크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네트워킹(통신망) 유무가 강조된다. 그렇다면 10년 후, 30년 후 ‘스마트’란 표현은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 기업이나 개인은 지금 이 시간도 10년 후 ‘스마트’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미래 성공을 보장하는 키워드기 때문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