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 개발

광주과기원,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 개발

국내 연구팀이 휘어지는 기판 위에서 안정적으로 메모리 특성을 갖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선우중호) 신소재공학부 이탁희 교수팀은 휘어지는 기판 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플렉시블(Flexible)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소자 기술로 꼽히는 유기 소재를 이용한 메모리 소자를 집중 연구한 끝에 유기물의 장점인 휘어지는 특성을 이용해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유기 소재를 이용한 메모리 소자는 제조 가격이 저렴하고 제작기술이 간단하며 저온공정과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폴리 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기판에 하부전극을 형성하고 그 위에 폴리이미드와 버키볼(C60) 풀러린 유도체 분자를 혼합한 유기 물질을 스핀 코팅한 뒤 최종적으로 상부전극을 증착해 저항 변화형 메모리 소자를 제조했다. 이후 최종 완성된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의 스위칭 특성 및 메모리 성능을 연구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는 쓰기와 지우기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고성능 유기 메모리 전자 소자로 휘어지는 환경에서도 메모리 특성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소자와 큰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휘어지는 유기 메모리 소자는 단지 휘어지는 기판위에 메모리 소자를 구현하였을 뿐 휘어지는 환경에서의 메모리의 특성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이 교수는 “휘어지는 메모리 소자의 상용화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휘어지는 환경에서도 메모리 특성이 안정적으로 작동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실험했다”면서 “휘어진 상태에서 스위칭 특성 및 소자 성능을 검증한 결과, 매우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메모리 특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재료공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지 제22권 제28호 7월 27일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 구현에 필요한 플렉시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국내에서 단독으로 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유기 메모리 소자 개발에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에도 유기메모리 소자 관련 연구 결과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저널의 표지 논문으로 각각 게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 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국가핵심연구센터(NCRC) △세계 수준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지식경제부의 시스템 IC2010 사업 △광주과기원의 분자레벨 집적화 시스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이탁희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실린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저널 표지.
이탁희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실린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저널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