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이 다음달 차세대시스템 서버 공급업체 선정작업에 착수한다.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서버로 다운사이징하는 프로젝트여서 ‘윈백’을 노리는 한국HP와 고객사이트를 지키려는 한국IBM간의 물밑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부산은행은 2012년 1월 가동 예정인 차세대시스템의 서버 공급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8월 둘째주께 한국HP, 한국IBM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8월 말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부산은행은 현재 계정계 시스템은 IBM 메인프레임으로, 정보계 시스템은 HP 유닉스서버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부산은행은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통해 계정계와 정보계시스템 모두 유닉스서버로 구축하기로 했다. 서버 공급업체 역시 계정계와 정보계 구분 없이 1개 업체로 단일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규모는 5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한국HP와 한국IBM의 수주 경쟁도 달아올랐다. 한국HP는 최근 대형 서버프로젝트에서 한국IBM에 뒤진 것을 만회하는 동시에 IBM 메인프레임 사이트 윈백이라는 상징적인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한국IBM은 비록 메인프레임 수성에는 실패했지만 유닉스서버를 공급하여 고객사이트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의 RFP 최종작성을 앞두고 자사에 유리한 기술규정을 담기 위한 사전영업이 치열하다. 한국HP가 연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대형 유닉스서버를 제안할 것으로 전해져 이를 기존 IBM 서버와 어떤 기준으로 비교할지가 RFP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두 회사가 RFP 내용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RFP 발송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의 제품이어서 HP와 IBM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민감한 부분이 많아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최종 RFP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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