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보안강화 등을 이유로 개인정보 수집항목을 늘리려다 네티즌 반발에 부딪혀 정책을 철회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주형철)는 보안강화를 위해 내놓았던 개인정보 수집정책을 철회한다고 27일 밝혔다.
SK컴즈는 지난 21일 공지사항을 통해 오는 28일부터 개인정보 취급방침이 변경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공지사항에서 “불량회원의 부정 이용 방지와 비인가 사용 방지를 위해 회원의 개인정보 수집 항목에 MAC주소와 컴퓨터 이름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MAC주소는 PC나 노트북 기기마다 부여된 고유 번호로, IP주소보다 더 명확하게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다. 대부분의 네트워크 어댑터(NIC)에 부착돼 있으며 네트워크 어댑터의 이름같이 동작하는 숫자이다. MAC주소는 IP주소와 달리 컴퓨터의 고유 주소로 이용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무엇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어 개인정보 침해의 소지가 있다.
이 소식은 트위터, 싸이월드 등을 타고 급속히 퍼졌으며 이용자들은 “해킹되면 고급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MAC주소까지 수집하겠다면 싸이월드를 탈퇴하겠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트위터에서는 “최악의 경우 금융정보와 계좌까지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해석이 이어졌다. 회사나 학교처럼 고정 IP를 쓰는 곳에서는 IP주소를 MAC주소와 일치시켜 할당하기 때문에 변경이 불가능한 곳도 많기 때문이다.
사태가 커지자 SK컴즈 측은 입장을 번복하고 해당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을 네이트 하단 공지사항을 통해 27일 전달했다. 박성우 SK컴즈 홍보팀장은 “MAC주소 및 컴퓨터 이름 수집정책은 SK컴즈가 오래 전부터 메신저 피싱, 해킹 등으로 피해를 입는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민해 왔던 것”이라며 “사전예방 및 사고가 나도 조속히 피해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보안정책이었으나 네티즌들이 많이 불편하다면 굳이 정책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지운 SK컴즈 회원정보담당자는 해킹 위험에 대해 “특별히 보안을 추가하거나 하는 부분은 없지만 항상 최고의 보안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