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회공헌·고용 증대는 기업의 새 과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8일 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들을 상대로 사회적 역할 확대를 이례적으로 주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정책 강조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고경아카데미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 최대 IT기업인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며 “지난 2분기 5조원의 사상최대 이익을 냈지만 삼성전자가 사회와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며 “상대적 빈곤감을 느낀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과 이동통신 대기업인 SK텔레콤의 고용상황도 견주며 사회공헌 의지의 부재를 지적했다.

연간 매출 12조원인 SK텔레콤이 4500명 고용 수준에 머무르는 반면, NHN은 연간 1조2000억원의 매출에 6000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이 비율대로라면 SK텔레콤은 6만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임직원을 포함해 직접 고용하고 있는 콜센터, 기지국 유지보수 등 계열사 인력을 포함하면 1만명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각 대리점 인원까지 포함하면 직접고용 인력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기술집약적인 산업도 중요하지만 많은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실업 양산이 가정 및 사회불안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도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갈등을 최소화하는 사회 만들기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들어 여러 차례 강연 등을 통해 IT 대기업들의 사회공헌과 고용확대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최 위원장은 민영 미디어랩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법 없는 상태가 올해초부터 계속돼 걱정스럽지만 국회에서 9월 논의해 연말을 넘기지 않겠다”며 “법에 따라 민영 미디어랩을 몇 개로 할지는 고민 중이지만 복잡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