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여름 과일

이번 주말은 여름휴가가 가장 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예로부터도 삼복과 유둣날 즈음에는 음식을 준비해 피서를 갔다.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에서 유래한 유둣날은 맑은 시내나 폭포에 가서 몸을 씻고 과일과 유두 음식을 먹으며 농사일로 지친 몸을 쉬고 기운을 보충했다고 한다.

유둣날 물가를 찾았던 선조들처럼 피서를 떠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시원한 여름 과일로라도 열대야를 잠시 잊어보자. 더위가 절정에 달하면 입맛도 떨어진다.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에도 손이 가지 않는다.

여름 과일은 입맛을 살리는 데도 제격이다. 수박, 참외 같은 과일들은 더위에 지쳐 축 늘어진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갈증을 한순간에 날려 보낸다.

수박은 `서과(西瓜)`라고 불리는데, 열을 내려주며 서독(暑毒)을 없애고, 몸에 진액을 생성시켜 갈증을 멎게 한다. 또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고(淸心),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수박에 있는 시트룰린과 아르기닌 성분은 간에서 효소의 생성을 빠르게 하여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므로 술을 마신뒤 먹으면 숙취해소에도 좋다.

참외(甛瓜)와 오이(胡瓜) 또한 몸안의 번열감과 갈증을 없애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참외는 특히 입냄새가 있는 사람에게 좋으며, 오이는 숙취해소와 함께 피부 진정 효과도 뛰어나다. 풍부한 엽록소와 비타민C가 피부미용에 좋아, 피부가 화끈거릴 때, 땀띠나 종기가 났을 때 오이즙을 바르면 효과가 좋다.

이들 여름과일은 성질이 모두 차기 때문에, 배가 차고 설사를 자주 하는 등 체질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많이 먹으면 오래된 냉병을 재발시키고, 속을 망가뜨리며 손발에 힘이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