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

[월요논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ceo.daum@hanmail.net



기후변화·자원고갈·빈곤·인권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이에 대한 위기인식도 고조되고 있다. 기업의 극단적 이윤추구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의 전통적 존재 이유였던 `재무적 성과의 추구`만으로는 더 이상 그 기업의 존폐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기업이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경영을 해나감으로써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인식하에 정립된 지속가능경영의 개념이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선도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영국의 통신회사 보다폰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송금·결제 등 금융 서비스와 원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금융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빈곤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보다폰의 이러한 활동은 이머징 마켓인 아프리카에서 보다폰을 글로벌 통신 브랜드로 확고히 함으로써 수익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례는 사회적 책임과 비즈니스를 전략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선을 행하면서 수익을 내는(doing well by doing good)`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국내 IT업계에도 지속가능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개인 및 중소 개발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통신업계는 오픈 생태계를 핵심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정하고,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한 전문센터를 설립했다.

필자가 속한 기업도 인터넷의 가치를 바탕으로 개방된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개방정책의 일환으로 오픈 API를 통해 검색·지도·블로그 등 데이터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중소벤처와 개인들은 오픈 API로 공개된 서비스와 데이터를 이용해 창의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제휴 개발자들은 자사 서비스와 통합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일반 이용자들 또한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네티즌의 자발적 기부활동인 `희망모금`은 사회단체가 주도하는 모금 캠페인과 달리 네티즌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굴, 선정하고 모금을 진행한다. 자율적인 모금 방식이라는 점에서 인터넷의 가치와 사회공헌활동을 접목시킨 좋은 사례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활동은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 방향과 일치하고, 기업의 본질적 역량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궁극적인 지속가능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게 선행되어야 할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주주 중심의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경영에서 탈피해 고객·지역주민·임직원·정부·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은 우리가 속한 사회를 즐겁게 만들어 가기 위한 끊임없는 고찰과 병행돼야 한다고 믿는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사회에 대한 책임을 절감하고, 성공적인 지속가능경영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인류의 지속가능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