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85>불편한 타부서와의 관계

보수와 혁신, 좌파와 우파, 노와 사, 내근과 외근, 임원진과 실무진, 남직원과 여직원, 격투기장에서 넘어뜨려야 하는 적처럼 서로들 으르렁거린다. 마음에 맞는 사람은 가뭄에 단비처럼 잠시 있다가 퇴사해버리고 눈만 마주쳐도 분노의 양치질을 해댈 사람만 득시글하다. 윗 층에서 퉁탕거리는 이웃처럼 눈에 가시 같고 불편한 타부서 사람들, 엘리베이터에서라도 마주칠까 두려워 시차를 두고 밥 먹으러 간다.



급여는 일하는 대가로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 고생하는 대가로 받는 것이란다.

조직 내 인간관계가 일보다 더 힘들기도 하고 그 피곤함이 끝도 한도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팽팽한 긴장감이 우리를 부패하지 않게 한다. 이런 대립이 우리를 진화하도록 돕고 정제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서로간의 미묘한 경계심과 경쟁심 속에서 서로 성장한다. 내근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탁상공론이나 하는 것들` 취급을 받지 않으려고 머리를 짜내고, 외근은 `무대포로 밀어 부치는 농땡이의 천재들`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결과를 만들어 낸다. 임원은 `할 일 없이 트집만 잡는 사람`으로 오해 받지 않으려고 밤잠을 설쳐 가며 공부하고, 실무진은 `요령만 피우는 개념 없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 싸잡히지 않으려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평가한다. 이것은 숙명이다. 목걸이가 엉켰을 때는 힘을 빼고 내려놓아야 실마리를 잡게 된다.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면 더 엉키기 마련이다.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흥을 돋워 주자. “내 덕분에 네가 있다”고 공치사 하지 말고 “네 덕분에 내가 있다”고 감사하자. 같은 편 사람들과만 지내면 해맑게 웃고 머리도 맑게 일할 수 있을까. 여기 타부서 사람도 큰 틀에서 보면 한 회사 같은 편임을 직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