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아직도 그대로네?` 라는 말은 세수비누에게는 칭찬의 감탄사이지만 회사에선 절망의 부르짖음이다. 늘 제자리 걸음인 부하의 실력을 보면 차마 정면으로 보아주기 어렵다. 못본 척 안본 척 곁눈으로 흘끗거려도 한심하고 심난하다. 이해가 안되면 암기라도 해야할텐데 기억력마저 떨어져 메모한 것도 못 찾는다. 개울가에서 물 퍼내고 콘크리트에서 삽질하는 부하의 뻘짓, 아예 포기하고 기대를 말아야 하는 건지 누가 명쾌하게 답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매정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최하위 성과자에게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조직의 지진아를 암암리에 끌고 가면 조직의 생산성 저하뿐만 아니라 성과 높은 직원의 기회조차 앗아가버린다. 게다가 리더들이 저성과자에게 시간과 노력을 쓰느라 다른 중요한 업무가 놓쳐지고, 우수한 직원은 의욕을 잃어버린다. 저성과자에게 지나친 관용을 베풀고 무책임하게 방치하면 머지않아 저성과자 수준으로 하향평준화된다. 단호하고 엄중하게 저성과자의 변화를 촉구하자. 물론 누구를 저성과자로 규정하느냐에 대한 객관적인 명분을 가졌을 때 그 경고가 제 기능을 한다. 똑같이 `산`을 그리라고 해도 뾰족한 산 봉우리만 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리뭉실한 세 개의 산의 어울어진 풍경을 그리는 사람도 있고, 특이하게는 소주병을 그리는 사람도 있다. `산`에 대한 개념과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성과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객관적 기준부터 마련하자. 리더의 주관적 견해로 멀쩡한 부하가 저성과자로 내몰리기도 한다. 리더의 눈에 한번 찍히면 그 다음부터는 사사건건 실수할 때마다 절망의 확신이 견고해진다. 부하의 무능력의 단편들에만 열중하면 그 오묘한 똑똑함의 세계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균형감각을 잃고 과민반응하지 말자. 세심히 살펴보고 통찰하며 관찰하자. 모든 약점을 덮고도 남을 뜻밖의 장점을 발견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