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LCD드라이브IC(LDI) 등 비메모리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 2004년 10월 시스템IC 사업 부문을 매그나칩으로 분사시킨 이후 6년 만의 재진출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국내 LDI 전문 팹리스 기업인 실리콘웍스와 공동으로 LDI 공정을 개발하고 샘플 생산을 마쳤다.
실리콘웍스가 설계한 LDI를 하이닉스가 파운드리를 통해 제조해서 최종 수요처인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형식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낸드플래시를 주로 생산하는 청주의 M8라인(200㎜)을 이용해 LDI 파운드리를 추진 중이며 LDI 공정으로는 드물게 0.11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DI 자체 제품을 생산하거나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해온 동부하이텍과 매그나칩의 경우, 대부분의 LDI를 0.13미크론 이상의 공정에서 제조해온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하이닉스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와 실리콘웍스는 공정검증이 끝나는 대로 곧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CIS(CMOS 이미지센서) 전문 팹리스인 실리콘화일의 지분을 30% 가량 인수하고 공동 공정개발 및 제품개발을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CIS 제품을 생산 중이다. 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레거시 D램 등을 생산 중인 M8라인이 현재까지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메모리 분야에서는 생산성이 낮은 200㎜팹이어서 머지않아 손익분기점 이하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LDI 파운드리를 새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당분간 이 품목 외에 다른 시스템IC 사업으로의 확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메모리 사업과 비메모리 사업의 경험을 이식하는 데 적합한 CIS·DDI 등도 핵심사업으로 선정, 사업 범위를 메모리에서 일부 시스템IC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현재 M8라인 전체 생산량(월 10만매)의 10% 정도를 비메모리 생산에 할당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까지 DDI·CIS·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등의 시스템IC 등을 개발, 제조해왔으며 매그나칩 분사 이후 시스템 IC 사업에서 철수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