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닷컴이 전차책(e북) 콘텐츠 가격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 지금까지 일괄적인 가격 정책을 써왔던 이들 업체가 조사를 받으면서 e북 시장에 가격 경쟁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리처드 블루멘탈 미국 코네티컷주 법무장관이 “애플과 아마존이 출판업자들과 맺은 e북 관련 거래가 시장 경쟁을 침해했는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고 AFP·CNN머니닷컴 등이 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과 애플은 사이몬&슈스터·하퍼콜린스·펭귄 등 출판업체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출판업자들이 다른 경쟁자에게 더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막는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조항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 애플, 반스앤드노블, 보더스 등 대표 e북 업체들이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를 같은 가격(9.99달러)에 공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수익 배분율도 e북 업체가 70%, 출판사가 30% 가져가는 형태로 고정됐다.
블루멘탈 장관은 “이런 거래는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합법적인 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협정은 e북 가격을 획일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소비자들은 잠재적으로 선택할 권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e북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해왔던 대형 출판업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출판업자들은 e북이 실제 도서(20달러 정도) 가격의 절반 이하로 판매되면서 그들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해왔다. 특히 아마존 등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가격을 마음대로 책정하고 수익도 너무 적게 배분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해왔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대형 출판사인 맥밀란은 이에 반발하면서 아마존과 별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북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이 문제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마존이 최근 출시한 e북 단말기 `킨들 3세대`는 일시적 품절상태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마이크 샤츠킨 e북 출판 컨설턴트는 “그동안 아마존의 지나친 지배력 때문에 e북 시장은 혼란스러웠다”면서 “업계는 이번 조사로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황지혜·이성현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