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라는 상반된 가치 사이에서 정부와 통신서비스업체 간 긴장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4일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가 스마트폰 `블랙베리` 서비스를 차단한 데 이어 쿠웨이트, 바레인과 같은 다른 보수적인 정부들도 서비스 차단을 검토한다”면서 “정부와 통신서비스업체들이 각각 상반된 가치를 추구하면서 점점 더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통신서비스업체들은 고객 메시지가 감시의 눈길에서 벗어나길 원하지만 정부는 범죄나 드러나지 않은 테러 계획 등을 추적하기 위해 통신 내용에 접근하기를 고집해 간극이 크다”고 전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은 법원이 인가하면 정부기관이 통신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법과 규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체들은 이용자보호 차원에서 오히려 암호화와 같은 보안 수단을 확대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에서 시작된 사이버 공격 후에 구글은 이메일 메시지를 무조건 암호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에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구글은 최근 새로 시작한 사이트를 차단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런 갈등에 대응하는 서비스업체들의 태도는 제각각이다. `블랙베리`의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은 문제가 된 보안 정책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지만, 노키아는 인도 정부의 요구에 따라 푸시 메일 관련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넷매직 어소시에이츠의 안토니 M 루트코스키 대표는 “통신수단에 접속하려는 정부의 요구는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난다”면서 “통신 수단이 다양화되고 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수록 정부와 업체 간 갈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에티살라트는 `블랙베리` 기존 가입자가 원할 경우 삼성 `갤럭시S`, 애플 `아이폰`, 노키아 `E72`, 소니에릭슨 `X10` 등 11개 기종 중 1대를 무상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블랙베리` 고객이 새 휴대폰을 원하지 않으면 1개월 요금을 면제해줄 계획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