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화 정작 할리우드선 `찬밥`

삼차원 입체(3D) 영화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할리우드에선 3D 영화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특히 이에 반발하는 영화감독이 늘어나고 있다. 3D 영화는 제작 과정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주지는 못한다는 주장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할리우드에서 현재 3D 영화 수십 편을 제작 중이며 향후 2년간 60편가량 더 만들어질 예정이지만 일부 감독과 제작자가 이에 반발하면서 3D 영화 바람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4일 보도했다.

3D 영화는 더 정교한 카메라와 촬영기술, 또 특수효과 작업 등에서 더 많은 기술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 비용도 더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비용은 더 많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사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3D 영화 붐을 일으킨 아바타만 해도 제작비가 무려 2억3700만달러나 든 돈 먹는 하마였다. 물론 아바타는 전에 없는 히트를 통해 제작비용 대비 10배 가까이 벌어들였지만 2D로 만들었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만화ㆍ애니메이션 축제인 `코믹콘`에서 저명한 감독들이 3D 영화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J J 에이브럼스 감독은 자신이 만든 스타트랙에 대해 "2D로 만들었지만 지난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제작사 파라마운트에 3억8500만달러나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어 "3D 영화를 보기 위해 특수 안경을 쓰는 순간 모든 것이 흐릿해진다"고 덧붙였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공포영화 `숲 속의 오두막`을 만든 조스 웨던 감독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3D가 아닌 공포 영화가 나오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이 영화를 3D로 전환하는 계획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3D 영화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디지털 스크린 부족이다.

최근 `타이탄`이나 `드래곤 길들이기`와 같은 3D 영화들은 미국에서 디지털 스크린이 부족해 고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께는 미국 전역에 디지털 스크린이 5000개 확보될 전망이다. 이는 전체 4만개 스크린 가운데 12%에 달하는 것이며 이때가 되면 디지털 스크린 확보 전쟁이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객 처지에서는 비용 문제도 있다. 3D 영화는 일반 2D 영화보다 요금이 3~5달러가량 비싸기 때문.

그러나 영화업계는 당분간 3D 영화 바람 덕분에 3D 영화가 평균적으로 20%가량 더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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