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88> 직장탐구생활 - 중요한 일은 내게 안 맡겨요

봄에 방영된 드라마는 대박을 쳐도 최우수상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연말을 겨냥한 가을 드라마가 연기대상을 거머쥔다. 중요한 일을 맡아야 스타가 되는데 변두리의 일만 하느라 조연 명단에도 못 오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이루어낼 수 있는 영역보다 외부에서 작용하는 영역이 더 크다. 박수받을 일은 남이 다하고 무대 치우는 일만 하는 나의 운명, 열심히 하는 것 이외에 다른 힘이 존재하는 세상사가 너무 힘들고 억울하다.



지금 그 일이 중요한 일이다.

중요한 일을 해야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중요하게 해야 중요한 사람이 된다. 중요한 일은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길 때 중요해진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사람과 단조롭고 시시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천양지차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 별 볼일 없는 말단직원이라고 생각하면 그만큼밖에 크지 못하지만 이 업무에 관한 한 내가 책임자이자 전문가라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기회를 만들어낸다. 복사 심부름이건 발송 업무건 스스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중요치 않은 일은 없다. 다만 중요한데 박수받지 못하는 일은 있다. 혹시 중요한 일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박수받는 일을 하고 싶은 건 아닐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수받는 일을 좇으면 박수받을 일이 점점 없어진다. 돈을 좇으면 돈이 벌리지 않는데 일을 사랑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좇아온다. 박수를 좇으면 박수조차 못 받는데 성실하게 하면 언젠가 박수를 받는다. 오프라 윈프리는 “진정으로 성실한 것은 그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성실하다고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그건 성실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